14일(현지시간) 스페이스뉴스·아르스 테크니카 등 우주·정보기술(IT) 전문매체에 따르면 "달에 로켓 잔해가 충돌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린 미국의 천문학자 빌 그레이는 지난 12일 자신이 발표했던 관측 결과를 수정해 공개했다. 달과 충돌 예정인 로켓이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아니라 중국의 '창정 로켓' 일부라고 밝혔다.
그레이는 소행성과 혜성 궤도 계산에 쓰는 소프트웨어인 '프로젝트 플루토'를 개발한 엔지니어다. 그는 지난달 21일 블로그를 통해 'WE0913A'로 명명된 천체가 오는 3월 4일 달에 충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천체는 지난 2015년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팰컨9 로켓의 상단이라고 설명했다. 4톤(t) 무게의 이 '우주 쓰레기'가 달 뒷면에 충돌해 20m 너비 분화구를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버드대 조나단 맥도웰 교수까지 3월 4일 충돌할 것이라는 그레이 주장이 맞다고 확인하면서 스페이스X에는 "우주에 쓰레기를 쏘아 올리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레이는 이날 관측 결과를 뒤집어 이 대형 우주쓰레기가 팰컨9 로켓의 상단부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엔지니어가 첫 예측에 의문을 제기하자 그레이는 데이터를 다시 살폈다.
그레이는 로켓이 바뀌었을 뿐 달 충돌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3월 4일 12시25분(세계표준시·UTC 기준, 한국시각 오후 9시25분)에 예정된 지점 오차 범위 내에서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 충돌 장면은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의 달 정찰 궤도선이 달 주위를 돌고 있지만 3월에는 충돌을 관측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나사는 충돌이 이뤄진 후 궤도선을 통해 구멍을 촬영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5월에도 중국이 쏘아 올린 20톤 크기의 '창정-5B' 로켓 잔해가 추락해 전 세계가 공포에 빠졌었다. 2018년에는 우주정거장 '톈허1호'가 추락하면서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추락 시간과 위치, 예상 피해규모 등을 산출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자국의 우주정거장과 충돌할 뻔 했다며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중국 대표단은 이달 초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외교 서한에서 "두 차례 모두 우주비행사가 탑승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었다"고 항의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스페이스X 위성이 우주 쓰레기"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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