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금리·러시아…3연타 맞고 찬바람 부는 증시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 2022.02.15 04:50

오늘의 포인트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월 들어 온기를 되찾는 듯했던 증시가 다시 차갑게 식고 있다. △경제지표 쇼크 △빨라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러시아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 삼중고에 꼼짝을 못하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23포인트(1.57%) 내린 2704.4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4.63포인트(2.81%) 내린 852.79를 기록했다.



좀처럼 안잡히는 인플레이션


/뉴스1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10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7.5% 증가해 시장예상치(7.3%)를 상회했다.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식료품과 에너지, 중고차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는 품목들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더 이상 공급망 이슈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만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분석했다.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 67.2포인트에서 2월 61.7포인트로 급락했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물가 상승에 따라 기대 인플레이션도 덩달아 오르면서 구매력을 약화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2011년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있었던 때로 그 때만큼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노동자들은 실질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에게 명목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기업은 이를 소비자 가격에 일부 전가시키고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채찍질하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AFP=뉴스1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커진다.

1월 CPI 발표 이후 연준 내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터뷰를 통해 상반기 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정도 인상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오는 3월 연준이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하는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2000년 이후부터 기본 인상 단위를 0.25%포인트로 적용하고 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93.8%까지 상승했다"며 "물가 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3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도 이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가 6~8회까지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팀장은 "미국 연방금리 선물 기준 6.3회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고, Fed Watch 기준 8번과 7번 금리인상 확률이 각각 29.3%, 28.8%"라며 "오는 17일 1월 FOMC 의사록 공개와 3월 FOMC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 참여자, 투자자들이 느끼는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올해 후반기로 예고했던 양적 긴축(QT)이 앞당겨 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경기 침체 우려를 제한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양적긴축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며 "2분기 중 양적긴축 시행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발 인플레이션 리스크


1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고조 속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 인근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들이 해상 훈련에 참가를 하고 있다. /AFP=뉴스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도 증시를 위협하는 요소다.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명이 넘는 러시아군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의 공격 시점이 오는 16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거론된 상태다.

러시아는 전세계 생산량 12%를 차지하는 원유 수출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제재에 나서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라는 점도 국제유가 상승을 이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은 유럽인데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해 유럽을 압박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체재인 원유로 수요가 몰리게 된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급등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3월 인도분은 배럴당 3.22달러(3.58%) 오른 93.10달러를, 4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3.03달러(3.3%) 올라 배럴당 94.44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현재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원유 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물가 상승세가 좀 더 지속되는 건 안 봐도 뻔한 사실"이라며 "물가 상승은 긴축 강화라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