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된 네이버 vs 카카오...커머스·콘텐츠에서 승부 갈린다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2.02.14 06:05

카카오페이·모빌리티 등 신사업 매출 처음으로 1조 돌파
카카오 네이버 턱밑 추격…양사 매출 차이 1.2조→6000억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국내 1위 인터넷 기업 네이버(NAVER)를 카카오가 턱밑까지 추격했다. 카카오톡 기반의 광고와 커머스사업의 탄탄한 성장 속에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 외형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다만 커머스와 콘텐츠 등 주요 사업부문별로는 양사간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 절반 수준인 수익성도 카카오가 풀어야할 과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연매출은 6조8176억원, 영업이익은 1조3255억원으로 일본 관계사 '라인' 없이도 2년 만에 연매출 6조원을 탈환했다. 카카오도 매출 6조1361억원, 영업이익 5969억원으로 사상 처음 매출 6조클럽에 입성했다.

눈여겨볼 점은 성장세다. 네이버 매출이 28.5% 증가하는 사이 카카오는 47.6%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1조2000억원에 달했던 양사 매출 차이도 6800억으로 반 토막 났다. 카카오페이·모빌리티·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 매출(1조1044억원)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78% 폭풍성장한 영향이다. 2019년(3780억원) 대비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카카오 영업이익은 네이버 절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로는 크게 앞선다. 네이버 영업이익이 9.1% 증가하는 사이 카카오는 30.9% 늘어났다. 카카오페이·모빌리티의 흑자전환이 가시권 안에 들어온 데다, 수년간 투자해온 블록체인·클라우드 사업이 올해부터 성과를 낼 전망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네이버 '커머스' 맛집이라면 카카오는 '콘텐츠' 강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캐시카우인 광고·커머스 부문에서 네이버의 외형은 카카오를 압도한다. 지난해 네이버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부문 합산 매출은 4조7656억원이지만, 카카오의 톡비즈·플랫폼비즈 합산 매출은 2조1364억원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49만개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소비재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라면, 카카오는 소수의 명품과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백화점 전략을 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지그재그 등을 모두 더해 거래액 10조원을 내다본다. 그러나 업계에서 추정하는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27조원으로 차이가 현격하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해 2만여명의 중소상공인이 입점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인수하며 네이버식 성장전략을 편다. 네이버 역시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1위 수성에 나섰다.

신성장동력인 콘텐츠 부문에선 반대로 카카오가 네이버를 앞선다. 카카오 콘텐츠부문 매출은 2조8953억원으로, 네이버(6929억원)의 4배 이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카카오게임즈 효과가 컸다. 특히 지난 6월 출시한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180일 만에 누적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카카오 콘텐츠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양사가 해외에서 격돌한 웹툰·웹소설 사업에서도 카카오가 네이버를 제쳤다. 공격적인 M&A(인수·합병) 덕분이다. 지난해 네이버웹툰 글로벌 거래액은 전년 대비 21% 이상 성장하며 1조원(왓패드 제외)을 달성했다. 일본에서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카카오픽코마는 연거래액이 7227억원으로 74% 급증했다. 여기에 작년 인수한 타파스·래디시와 카카오웹툰 등을 더하면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대비 51% 성장한 1조1595억원에 달한다.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일본 전자책 업체 '이북이니셔티브재팬'과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가 마무리되면 일본 쪽 이용자도 확보할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확보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K메타버스는 네이버 '선점'…후발주자 카카오 통할까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메타버스 사업은 네이버가 선점했다. 이미 2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네이버 '제페토'는 매출이 전년 대비 318% 증가하며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2200억원의 실탄도 확보했다. 네이버웹툰 역시 제페토와 연계해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메타버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후발주자지만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그라운드X 역량 등을 더하면 빠른 사업전개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메타버스 구축 플랫폼으로 전환해 돈 버는 게임(P2E ·Play to Earn) 등 게임파이(GameFi·게임과 탈중앙화 금융이 결합된 모델) 생태계를 만들고 글로벌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배재현 카카오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메타버스는 여러 맥락에서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도전"이라며 "공동체에는 클레이튼, 카카오게임즈 등 활용 가능한 핵심 자산들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할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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