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000000000001초.'
1000조분의 1초를 펨토(Femto)초라 일컫는다. 사람은 인식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분자와 원자의 세계에선 펨토초가 '게임의 룰'이다.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입자의 움직임은 펨토초 단위에서 포착할 수 있다. 예컨대 식물 광합성이 일어날 때 엽록소 분자가 에너지를 전달하는 시간은 약 350펨토초다.
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신비의 공간이 있다. X선 자유전자레이저로 원자·분자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포스텍(POSTECH) 산하 포항가속기연구소(PAL)가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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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공장'에서 과학의 신비를 푼다━
펨토초 레이저는 '펨토초 카메라'로 비유할 수 있다. 이 레이저는 '찰나의 순간' 켜졌다 꺼지는 펄스(맥박처럼 짧은 시간에 생기는 진동)로 이뤄져 있다. 깜빡하는 펄스를 분자에 쏘면 펨토초 동안 분자를 만났다가 다시 반사된다. 이 반사된 빛에 분자의 구조와 모습이 담기는 원리다.
최근 포스텍과 미국 스탠퍼드대의 공동 연구진은 레이저를 통해 구리 산화물 초전도체에서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전하밀도파의 3차원 특성을 규명해 기초과학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또 X-선 자유전자레이저는 화학 촉매반응, 분자결합, 생체반응 등과 같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변화 과정을 모두 포착할 수 있다. 나노 크기 물질을 분석할 수 있어 기초과학과 신약개발 등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펨토초를 넘어 전자가 움직이는 아토초(100경분의 1초) 영역까지 연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시간을 쪼개 우주 탄생, 인류의 신비를 풀려는 과학자들의 도전 정신이다. 펨토초 레이저 펄스가 더 정교할수록,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세계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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