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삼성 와달라"…'전기차 배터리 신대륙' 인도의 러브콜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2.02.07 16:48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8년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비즈니스서밋에서 현대차 넥쏘 수소전기차에 함께 탑승한 모습 /사진=주한인도대사관 트위터

세계 4위 완성차 판매 시장인 인도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국 전기차 보급을 위한 현지 배터리 공장 설립 필요성 때문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자동차가 한국 기업이라는 점도 인도가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선호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느리지만 세계 인구 2위의 거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회사들에 전기차용 배터리셀 생산공장 유치 희망 의사를 꾸준히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주재 인도대사관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투자 유치 의지를 전달하고, 인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매개로 자국 전기차 시장의 청사진과 배터리 사업의 잠재성을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Go Electric' 캠페인을 시작했다. 연방정부가 전기차 등록비용을 면제하고, 주(州)정부도 다양한 세제 혜택을 보장하는 전기차 보급정책이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관세인하 요청을 인도 정부가 거부하기도 했다. 단순히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결국 보급이 늦더라도 자국 내 전기차 생산을 장려하겠다는 게 인도 정부의 의지"라면서 "인도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내연차 대신 전기차로의 생산전환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원가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배터리 공급망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자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한국의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인도와 장시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온 삼성 계열의 삼성SDI 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곳은 없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기업 가운데 삼성SDI가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수입해 배터리 완제품인 배터리팩을 판매하는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인도 자동차 시장 내 높은 영향력도 한국 배터리 기업 유치를 적극 희망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첸나이에 공장을 짓고 현지 공략을 본격화했다.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인도 토종업체인 마루티스즈키(42.53%)에 이어 15.83%의 점유율로 인도 자동차 업계 2위에 올랐다. 기아도 4.98%의 점유율로 토요타·르노·혼다 등을 제치고 5위에 랭크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 2028년까지 400억루피(약 6200억원)를 투자해 인도에서 전기차 6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인도 정부의 현지 공장 설립 요청에 우리 기업이 당장 응할지는 미지수다.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북미·유럽·중국 중심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 이어 인구수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잠재력 높은 완성차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투자가 기지개를 켠다는 점에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업계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인도는 이륜차를 포함한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4위이자, 생산 기준 세계 5위 권이다. 자동차 시장분석기관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0년 54억7000만달러(약 6조6000억원)에서 2026년 170억1000만달러(약 20조4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전체 차량의 20%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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