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아카데미(KAA) 설립 방향을 제시한다

머니투데이 중기·벤처팀  | 2022.02.09 16:38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국내 항공운송 사업의 발전은 눈부시다. 코로나 이전 2019년 기준으로 1억2000만명 이상을 실어날랐다. 국내 3298만명, 국제 9038만명이다. 국제공항협의회(ACI)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천국제공항 국제여객 수송 순위는 세계 5위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국제여객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2020년 인천국제공항 국제항공화물 실적은 세계 3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 국제선 화물운송 순위는 세계 5위에 올랐다.

또한 제주~김포 노선은 1022만3667명으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렇듯 항공운송 분야에서 세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 미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받은 항공안전 2등급 평가의 아픈 경험을 극복하고자 그동안 항공종사자 안전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항공안전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장 및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항공안전 전문인력 교육훈련의 경우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최근 한국항공교육기관(KAA, Korea Aviation Academy) 설립 추진 계획을 원칙적으로 적극 동의하며 다음과 같은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첫째, 기존 교육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한국형' 교육 시스템을 개발할 것.

예전에 처음 KAA를 계획하던 10여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교육 환경의 발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교육원(CATC)은 2015년 5월 세계항공전문교육기관 정회원(ICAO Train AIR Plus)으로 인증되는 등 세계 최고의 항공전문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 역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지역항공훈련센터'(Regional Training Centre of Excellence)로 지정돼 항공교육의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는 세계 BIG 4 항공교육기관으로 격상됐다. 이런 기관 외에도 2002년 3월 설립한 한국항공대학교의 항공안전교육원은 국토부 지정 항공훈련기관으로 ICAO, FAA, IATA 등 국제 수준에 부합한 항공 보안 및 안전관리과정을 개발, 공무원을 비롯한 항공종사자들에게 필수적인 교육 훈련을 담당해 왔다. 이렇듯 훌륭하게 그 역할을 담당한 기존 교육기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우리 교육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교육 체계 수립을 요구한다.

둘째, 정부의 고유한 역할을 명확하게 분별하고 총괄적인 교육 체계를 확립할 것.


우선 정부는 기존의 교육기관이 담당하기 쉽지 않은 분야 즉, 예를 들어 수준 높은 전문교관을 양성하거나 각 기관의 중복된 교육을 조정하는 등 고유한 업무로 각 교육기관을 지원하고 이를 감독하는 역할을 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항공안전감독관 등 ICAO 및 국가 차원에서 요구하는 수준 유지에 필요한 한정된 분야에만 최소한 관여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기존 교육기관들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불필요한 중복을 방지하는 등 각각의 특성화를 독려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효율적인 교육 체계 지원을 기대한다. 나아가 최신 항공안전 및 보안 분야에서의 국제적 변화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뿐 아니라 교육 수출을 목표로 하는 수준에 이르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각각 흩어져 있던 기관들의 여건에 적합하고 국가 전체를 효율적으로 총괄하는 교육 및 연구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다.

셋째, 합리적 결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하여 투명하게 정책을 추진할 것

교육은 백년대계이므로 급하게 서두르면 절대 안 된다. 정부는 KAA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항공교육을 담당해 온 대학, 전문교육기관 및 항공훈련기관 등과 함께 공개적인 '정책토론회'를 거쳐 합리적인 의견을 수렴해 현재 국내 환경에 가장 적합한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정부 정책의 추진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바라기는 이번 기회에 항공안전교육 체계화를 통해 ICAO가 요구하는 필수적인 항공안전 수준을 확보할 뿐 아니라 나아가 항공 강국으로서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해본다.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한국항공보안학회 회장, 한국항공우주정책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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