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무산' 대우조선, '선별 수주'만이 살아남을 길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2.02.06 16:51
(서울=뉴스1) =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 수주해 최초로 건조중인 LNG-FSU의 화물창 불록 선정 및 탑재 공정에 신공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경남남부세관의 행정협조로 건조비용 절감과 함께 안전확보, 생산성 향상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29일 전했다. LNG-FSU(LNG-Floating Storage Unit)는 해상에서 쇄빙LNG운반선으로부터 LNG를 받아 저장한 뒤 일반 LNG운반선으로 하역하는 기능을 가진 설비로 해상에 떠있는 LNG터미널이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자항선을 이용해 LNG-FSU 블록을 플로팅도크에 탑재하는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2021.9.29/뉴스1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새 주인이 나타나기까지 독자적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산업은행이 수익성이 낮은 수주에 선수금 환급보증(RG)을 거부를 검토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선별 수주'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3년치의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박 위주 선별 수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저가 수주에 선수금 환급보증을 거부하겠다고 결정해도 현재 시장 상황에선 대우조선해양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익성 없는 수주에 RG발급을 하지 않는 방법이 무분별한 저가 수주를 막는 통제 수단이 될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RG는 선주가 조선사에 선수금을 줄 때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보증서다. 은행이 RG 발급을 거부하면 조선사는 선박 건조를 시작할 수 없다.

다행히 올해 업황은 좋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발주가 나오지 않을 때 선수금 환급보증이 되지 않는다면 수주해놓은 물량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일감이 충분히 확보돼있고 선가도 오르는 상황이라 선수금 환급보증이 제한되더라도 타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8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 77억 달러 대비 141%를 초과 달성했다. 3년치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올해도 한 달 만에 LNG운반선 5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등 27억2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5월까지 수주한 만큼의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은 지난해보단 25% 가량 줄어들 전망이지만,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조선사의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특화된 LNG선은 수요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운항중인 686척의 LNG운반선 중 가장 많은 174척(약 25%)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했다. LNG선은 중형급 기준 척당 2000억원대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카타르 에너지도 조만간 LNG선 16척을 발주할 예정인데 이 중 대우조선해양의 몫이 4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면 과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 찾기다. 대우조선해양은 높은 부채에 더해 과거 수주 절벽으로 지속되는 적자까지 떠안고 있다. 지난해 수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내년 상반기 전까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대출 상환을 올해 말까지 유예해 줘 시간을 벌었지만, 단기차입금도 1조318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3월 외부기관의 경영컨설팅이 끝난 후에 대우조선의 처리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다. 이동걸 회장이 "국책은행 관리 체제를 장기화하는 것은 야성이 사라지고 준국유화로 의타성이 커지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 만큼 후보 찾기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매각은 어렵다. 삼성중공업도 부채 규모가 상당한 데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장애물이 될 수 있어 후보가 되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 한화, 효성 등이 거론되지만 이들 모두 인수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도 잇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새 주인 찾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은 3월 이후 새 정부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상반기 내 후보군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말도 안 되는 휴진하게 된 이유는…" 소아흉부외과 교수 '통곡의 편지'
  2. 2 "못생겼어" 싼타페 변신 실패?…대신 '아빠차' 등극한 모델은
  3. 3 신동엽, '대마초 사건' 자폭 개그에…"부끄러운 줄 모르냐" 일침
  4. 4 3시간만에 수정된 '최태원 이혼 판결문'…"파기 사유도 가능"
  5. 5 군중 앞 끔찍한 전처 살해…"안 잡힐 자신 있다" 증발 16년째[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