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주 더…유럽처럼 방역규제 못푸는 속사정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 2022.02.06 16:35
코로나19(COVID-19) 검사체계 이원화가 실시된 첫날인 지난 3일 오전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마친 시민들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사민 기자

거리두기 조치가 2주간 연장된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선 이미 코로나19(COVID-19) 방역수칙을 대부분 철회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 정부는 국내 확진자 수가 연일 급증하는 가운데 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직 방역조치를 해제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확진자 수가 정점에 다다라 감소 추세로 전환할 때까지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인·9시' 거리두기 2주 연장…유럽은 한껏 '푸는 중'


[코펜하겐=AP/뉴시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코펜하겐에서 코로나19(COVID-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2월1일부터 모든 코로나19 방역 규제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를 7일부터 2주간 더 연장하기로 지난 4일 발표했다. 전국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6명으로 유지되고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운영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된다. 오락실, 멀티방, PC방, 학원, 영화관·공연장 등 운영시간은 오후 10시까지다.

해외는 속속 방역규제 해제에 나서고 있다. 자국 백신 접종률이 충분히 높고 우세종인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처음으로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부분을 해제했다. 인구 580만명가량인 덴마크는 지난달 말 하루 확진자 5만명을 넘어서며 정점을 찍은 후 최근까지도 4만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코로나 패스, 집합제한, 실내 다중이용시설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했다.

노르웨이도 같은 날 인원 제한, 재택근무 의무화, 식당 운영시간 제한 방역수칙을 거둬들였다. 덴마크와 비슷한 인구 규모(550만명)인 이 나라는 지난달 중순 일일 확진자가 2만명 넘게 나왔지만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수칙 외 규제를 대다수 철회했다.

인구 6800만명인 영국도 지난달 초 확진자 수가 20만명 넘게 나왔지만 그달 27일(현지시간)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코로나 패스 이용 등을 법으로 규제한 이른바 '플랜B' 를 종료했다. 영국은 최근까지도 7만~8만명대의 확진자 수를 기록한다.



국내 확진자 '4만명' 앞둬...방역 당국 "우리나라와 해외 상황은 달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서리 주 고덜밍(Godalming) 거리.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기선정
최근 한국도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나날이 갱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8691명으로 전날(3만6362명)에 이어 이틀 연속 3만명대가 나왔다. 이날로 누적 확진자 수는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2년여 만에 1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확진자 수의 경우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역당국은 여러 가지 변수로 유행 정점을 예상해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의료계에선 '하루 확진자 20만명'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정부는 유럽과 우리나라 상황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교해 감염이 굉장히 많다. 덴마크·노르웨이 등 국가도 감염률이 10% 정도 된다"며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거의 감염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감염관리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은 자연면역이 많았던 반면 우리나라는 그런 국가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며 "외국과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일상회복'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지난 4일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확산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는 지금이 방역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2~3주 뒤인 2월 말에 유행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며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은 자연면역에 가장 최적화된 바이러스인 만큼 마스크 착용으로 확진되더라도 독성을 최대한 낮추고 잦은 신속항원검사로 고위험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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