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들인 가스관 결국 막나…불안한 獨 "러시아 가스 줄이겠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2.02.07 04:46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러시아의 대립이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신임 경제부총리가 러시아발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2에 대한 제재 고려와 함께 공급망 다양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유럽이 아닌 중국에 천연가스를 추가 공급하기로 하며 양국 관계를 다졌다.

러시아 정부와 노드스트림2 사업에 반대하는 독일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사진=AFP
5일(각 현지시간)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이날 풍케미디어그룹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음 겨울을 위한 대비책을 개선해야 한다"며 "지정학적인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 이외) 다른 수입 경로를 만들어 공급선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전체 가스 수요의 55%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부총리는 "가스 시장은 규제가 완전히 철폐된 시장이라 국가가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그냥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한 노드스트림2를 가동할 경우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드스트림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러시아 서부 나르바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 북부 그라이프스발트까지 직접 연결하는 1225㎞ 길이의 해저 가스관으로 건설에 약 13조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스관이 가동되면 연간 550억㎥의 러시아산 가스가 독일로 향할 전망이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며 침공 위협을 높이는 가운데 미국 등은 독일 정부에 노드스트림2를 가동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사회민주당(SPD) 소속 올라프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병력 증강을 비판하면서도 가스관을 정치적 상황과 엮는 덴 선을 그어왔다. 반면 하벡 부총리가 속한 연립정부 파트너 녹색당은 노드스트림2 가동에 부정적이다.

하벡 부총리는 "지정학적으로 노드스트림2는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높인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시 러시아의 결정을 되돌리도록 강제할 수 있는 모든 제재가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노드스트림2 /사진=AFP
긴장하는 쪽이 독일뿐만은 아니다. 유럽 전체의 천연가스에 대한 러시아 의존도는 40%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2일 한국과 일본,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천연가스 수입국들과 우크라이나 충돌시 유럽에 천연가스를 보내기 위한 협의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다음날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 불안은 이미 가스 가격도 올려놨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독일의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다.

유럽이 고민 중이지만 러시아는 반대로 유럽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우호 관계인 중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 4일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 모두발언에서 "러시아가 1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매년 극동지역에서 중국에 공급할 새로운 계약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가스 기업 가즈프롬은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연 10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극동 지역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가스프롬은 "이 사업이 실현되면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공급은 연 480억㎥에 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중국의 3번째 가스 공급국으로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과의 유대를 통해 유럽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러시아는 2019년부터 시베리아 파워 파이프라인과 액화천연가스(LNG) 선적을 통해 중국에 가스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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