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 편입되면 코스피 4000? "패시브 자금 28억달러 유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2.02.03 15:06
정부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DM) 지수 편입에 속도를 내며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코스피가 400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단 장밋빛 전망에 힘을 얻고 있지만 단기 자금 유출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수치로 △선진(DM) △신흥(EM) △프론티어(FM) 시장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 인도 등과 함께 MSCI 신흥 지수에 포함돼 있다.

MSCI 선진 지수 편입 여부가 중요한 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MSCI 선진 지수에 편입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8억달러(3조3743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유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MSCI 신흥국 ETF를 통해 약 134억4000만달러(약 16조1965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있다. 우리나라가 MSCI 선진국에 편입되면 신흥국 ETF 패시브 자금은 빠진다.

물론 대신 MSCI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통해 다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 단 우리나라가 MSCI 선진국 ETF에서 약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가정하면 국내 주식시장에 약 106억2000만달러(약 12조7982억원)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VEA ETF에서 우리나라 비중이 4.85%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MSCI 선진국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내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MSCI 선진국 ETF 운용 규모가 총 2123억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약 5% 정도의 비중을 가정하면 국내 주식시장에 약 106억2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MSCI 선진국 ETF에서의 패시브 자금이 신흥국보다 작아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8억3000만달러가 유출된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 지수 편입으로 단기 수급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0년 MSCI 신흥 지수에서 선진 지수로 편입된 이스라엘은 패시브 자금이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MSCI 선진국과 신흥국 ETF의 운용 규모가 비슷했지만 ETF 내 비중이 감소하면서다.

이스라엘은 MSCI 신흥국 ETF에서 약 2.8~3.6% 비중을 차지했지만 선진국 ETF에 편입될때는 0.8~0.9%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주식시장 내 패시브 자금은 9억8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감소했다. 선진국 편입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2013년 우리나라가 미국 운용사 뱅가드 신흥국 ETF(VWO)에서 선진국 ETF(VEA)로 재편입됐을 때도 운용 규모와 비중이 줄어들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패시브 자금이 빠져나갔다.
/사진제공=한화투자증권
단 박 연구원은 "MSCI 선진국 ETF의 우리나라 비중이 6.3% 이상으로 편입되거나 MSCI 선진국 ETF 운용 규모가 2689억달러 수준까지 커진다면 선진국 ETF에서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이 늘어나 수급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자금 유출 위험이 크긴 하지만 선진 지수 편입의 이점도 분명히 있다. 먼저 주식시장의 변동성 완화와 금융 안정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 시장 변동성이 선진시장 변동성보다 평균적으로 55% 높다. 특히 금융 위기 국면에서도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만성적인 밸류에이션(가치) 디스카운트를 겪고 있는데 선진국 시장으로 승격할 경우 밸류에이션 상에서 '제값받기'가 가능하다.

일단 정부의 목표는 매년 6월에 있는 MSCI 선진 지수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등재되는 것이다. 관찰대상국에 오른뒤에도 선진 지수 편입까지는 2~3년이 더 걸린다.

지난달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제시했다. 해외투자자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거래시간 연장, 해외기관 외환시장 참여허용 등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금융위원회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를 밝혔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거시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매도 전면)재개 시기를 검토 중"이라며 "시간이 조금 지나면 2년을 넘어가게 돼 가급적 상반기 중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다 처음으로 상반기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했다. 이 정책관은 "매년 6월에 있는 MSCI 선진국 지수 워치리스트에 편입하려면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에서 가시적인 개선 성과가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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