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탈(脫)탄소 흐름이 거세지는 가운데 기아의 유럽시장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전기차 비중을 점점 확대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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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지난해 유럽서 전기차 판매 비중 10% 돌파━
특히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실적이 현대차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기차 7만1989대를 판매하면서 전년보다 판매량이 25.6% 늘어난 데 비해 기아의 유럽시장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62.5%에 달했다. 니로EV와 EV6 등의 성장세가 전기차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니로EV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년보다 52.4% 늘어난 4만7306대가 팔렸다. EV6도 유럽시장 판매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8026대가 팔렸다.
기아의 합류로 현대차·기아는 모두 유럽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10%를 넘기게 됐다. 현대차의 경우 기아보다 1년 빠른 2020년 전기차 판매 비중이 14%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유럽시장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19년 5.7%에서 2020년 급성장한 뒤 지난해에도 14%대를 유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유럽시장에서만 전년보다 21.1% 늘어난 101만8563대(현대차 51만5886대·기아 50만2677대)를 판매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각국 정부가 보조금 등 장려책을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럽 18개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20%가 순수 전기차로 기록되면서 디젤차 점유율(19%)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도 이에 발맞춰 전기차 출시 등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유럽시장 판매전략에서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35년부터 유럽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의 경우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7종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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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전기차 선전…전기차 확대로 전체 판매도 늘어━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으로 가용재고가 줄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친환경차의 성장세가 현대차그룹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9만3998대를 판매하며 1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보다 판매가 3.1% 늘었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는 1만791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보다 220.1% 늘면서 전체 판매대수의 11%를 차지했다. 미국시장 실적이 공개된 일본 토요타(-5.1%)와 혼다(-19.8%), 마쯔다(-16.5%) 등의 판매량이 줄어든 데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미국 자동차시장 판매는 9~16%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의 경우 전기차를 포함해 1월 미국시장 전체 차량 판매대수가 4만2488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줄었지만 전기차는 선전했다. 니로EV가 역대 1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같은 기간 전체 전기차 최다 판매 기록도 함께 갈아치웠다. 올해부터 아이오닉5와 EV6 등 전용전기차가 판매되면 전기차 판매실적이 더 개선될 전망이다. 아이오닉5이 지난 1월 989대 팔린 데 이어 기아는 EV6 판매를 수주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 판매담당은 "1월 친환경차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면서 기아의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며 "수주 안에 EV6를 출시하면서 다시 한 번 기아가 자동차업계에서 앞서나가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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