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인 지난 달 31일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그동안 코로나19와 비교해서 전파력은 월등히 높고, 위중증률이 낮음은 이제 명확하다"고 말했다. 높은 전파력과 낮은 위험성을 공식화한 셈이다.
그동안 오미크론의 이 같은 특성은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이 확산한 해외 사례를 통해 유추 가능했지만 국내 전파 특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오미크론 확진자수 탓에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다. 하지만 연휴기간 오미크론 검출률이 80%를 넘기며 이제 통계적으로 확인 가능한 상태에 접어들었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오미크론의 국내 위중증률 및 치명률은 각각 0.42%와 0.15%다. 이 같은 위중증률 및 치명률은 델타 변이의 1/4~1/5 수준이다. 확진자 수가 연일 늘어나지만 위중증환자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도 이 같은 오미크론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2일 위중증환자 수는 278명으로 집계됐는데, 한 달전만 해도 위중증환자 수는 1000명을 넘었다.
김민경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 "(오미크론 확진자 중)폐렴으로 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1명도 없었다"며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덜 위험하고, 계절독감과 비교하면 전파력과 중증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속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 결국 중환자와 사망자 수도 덩달아 올라가 낮은 위중증률과 치명률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특히 위중증환자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얼굴이 바뀐다. 병상 부족탓에 생명이 경각에 달린 중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확률이 더 올라간다.
정기석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병독성이 낮더라도 신규 확진자 중 일정 비율만큼 위중증 환자는 발생하기 때문에 유행 규모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1.5배 높은 또 다른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BA.2)도 부담이다. 설 연휴기간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이 첫 확인됐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감염력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다. 일본, 미국, 영국, 스웨덴, 인도 등 세계 49개국 이상에서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이 변이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도 다른 변이들과 구분하지 못해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방역당국은 PCR 검사로 다른 변이와 구분이 안된다는 이 변이 바이러스의 검사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의 검사 체계는 스텔스 오미크론, 즉 BA2형을 모두 검출할 수 있으므로 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스텔스 오미크론의 위험성은 아직 충분히 분석되지 않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영국과 덴마크 보건부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오미크론보다 확산속도가 빠르며, 입원률 및 중증질환에 대한 백신효과는 둘 모두 유사하다는 초기 분석자료가 제시된다"면서도 "아직 그 대상수가 적어 스텔스 오미크론의 전파력, 백신·치료제 효과, 중증도 영향 등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더 많은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특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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