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K9' 2조원대 수출 막전막후...文대통령 지침있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22.02.01 19:57

[the300][청와대24시]이집트 순방 뒷얘기

[카이로=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20일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2.01.20.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이 마침내 성사되면서,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이 있다. 이집트 현지에서 이번 수출 계약을 진두지휘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다. 그는 10일 전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 당시 이번 수출 계약의 최종 타결 직전까지 갔던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던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오전 강 청장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았다.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단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당시 순방 동행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협상이 진행중이다"며 "(최종 타결까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수행원 등이 한국으로 출발하기 대략 7시간전이었다.

강 청장은 "지난 1년 간 논의했던 것보다 어제 저녁에 논의했던 게 훨씬 더 급속하게 합의에 이르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리 멀지 않은 시간내에 계약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지침도 소개했다. 그는 "정상 오찬때 두 정상이 저와 이집트쪽 협상자를 불러 각각 지침을 주셨다"며 "그때 문 대통령의 지침은 순방 기간 중에 성과를 내려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하지 말고 건전하게 협상에 임하라는 것이었다. 건전하게 협상을 해서 양국 간 관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니 차분하게 협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또 "어제 방사청과 한화디펜스쪽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측 협상 대상자가 같이 모여 늦은 시간까지 협상을 진행했다"며 "현재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이번 순방 기간 서명식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면서도 "무리하는 것보다 대통령 말씀대로 건전하게 협상해서 윈윈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 맺는 게 중요하다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카이로=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20일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01.20.
결국 10일 후 계약은 체결됐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역대 K9 자주포 수출 사례 중 최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출 계약 체결과 관련해 "이번 계약은 2조 원이 넘어 K9 자주포로선 최대 규모의 수출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선물하기 위해 명절 연휴를 반납하고 노력을 기울여 온 관계자들의 수고가 많았다고 노고를 치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무기를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과의 기술 협력과 현지 생산을 통해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양국 상생 협력의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약이 이뤄지기까지 방산업체(한화디펜스)와 방사청뿐 아니라 국방부, 합참, 육군, 국방과학연구소, 더 나아가 외교부, 산업부, 수출입은행 등이 유기적인 협력을 하면서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원팀 정신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한-이집트 정상회담에서 K9 자주포 계약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면서 방사청장에게 양국 간 건전한 관계와 발전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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