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만든 'K9 자주포'가 마침내 이집트에 수출된다. 계약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역대 K9 자주포 수출 사례 중 최대다.
방위사업청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K9 제작사 한화디펜스가 이날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이집트 국방부와 K9 수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아프리카 대륙에선 처음으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옛 삼성테크윈) 등이 설계단계에서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리 육군의 주요 무기체계다. 155㎜ 구경에 약 8m 길이(52구경장)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사거리는 40㎞에 이른다.
또 K9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와 포탄 이송·장전장치가 탑재돼 있어 급속 발사시 15초 이내에 초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K9의 3분간 최고 발사속도는 분당 6~8발, 1시간 기준 지속발사 속도는 분당 2~3발 수준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001년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으로 K9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작년 12월까지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 등 총 7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다.
방사청은 특히 K9의 이번 이집트 수출계약에 대해 "전체 계약금액이 한화로 2조원 이상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진 작년 12월 체결한 호주에 대한 수출계약(약 1조원대)이 최대였다.
군 당국에선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작년 8월 이집트 방문 당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등을 만나 K9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고, 강은호 방사청장도 작년과 올해 등 총 5차례에 걸쳐 이집트를 오가며 홍보전을 벌였다.
특히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작년 11월 열린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땐 한화디펜스 부스를 직접 찾아 K9 자주포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9~21일 이집트 방문 당시 엘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K9 자주포 수출 등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방사청은 관계자는 "문 대통령 귀국 후에도 업체 및 정부 대표단 일부가 이집트 현지에 남아 협상을 계속한 결과, 우리 측이 제시한 최종안 그대로 추가 양보 없이 협상이 타결돼 오늘 계약 서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청장은 "우리나라와 이집트 간엔 단순히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기술협력, 현지화 생산 협력, 범정부적 협력까지 같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성과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양국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방사청은 이날 K9 자주포 수출계약에 맞춰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간 국방연구개발협력 및 방산군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각각 체결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오늘 서명한 MOU를 기반으로 해 양국은 기존 방산물자 조달 협력을 넘어 공동연구·기술협력, 공동생산, 양국 간 군수지원 등에 대한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들 MOU를 통해 양국 간 국방연구개발·방위산업분야의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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