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北 도발·대선개입 중단해야" vs 尹 "며칠만에 180도 입장 바꿔"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2.01.30 18:04

[the300]'당선인' 신분 4월에 고강도 도발 검토설…고체연료까지 시험 들어갔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2.1.3/뉴스1
북한이 30일 4년여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여야 대선후보들도 안보 현안을 쟁점화했다. 안보 현안을 책임질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하는 한편 반대진영과는 신경전을 벌였다.

북한의 이번미사일 발사 목적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고체연료 시험', '극초음속 최대 사거리 증가' 등 다양한 추정과 함께 오는 3월 대선 승자가 누가 됐든 차기 정권 출범 전후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로 한반도 정세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 실험·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모리토리움(유예)'의 파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李 "北 도발 중단 선언"…尹 "며칠 만에 입장 바꿔"


합참은 이날 출입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52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약 2000㎞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관측된 비행거리는 800㎞였지만 화성-12형(KN-12)의 시험발사 때처럼 높은 각도로 발사해 사거리를 억제하는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한미 양국은 추정 중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약 30분 간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관측했다.

여야 대선주자는 즉각 반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한의 IRBM 발사에 대해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엄중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지난 27일 북한의 도발과 대선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여야 대선후보 공동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며 "야당 대선 후보들이 응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불과 며칠 만에 180도로 바뀐 입장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거부했다.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유로는 자신이 지난 11일 북측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두고 '선제타격'을 거론하자 민주당 측이 "전쟁광"이라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라는 글도 잇달아 올렸다.

'힘을 통한 평화'를 선언한 윤 후보나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는 이 후보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유화 노선과는 차별화를 강조해 왔다. 두 후보 모두 북측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도발"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시험발사가 '대성공'이라고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번이 '최종시험발사'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고체연료' 시험 돌입?…차기 '당선인' 시기 고강도 도발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9.6.30/뉴스1

북한의 이번 발사에 숨은 의도, 또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쏠린다. 화성-12형은 사거리 5000㎞로, 미국령 괌 타격이 가능한 IRBM이다. 북한은 2017년 4월부터 9월까지 총 여섯차례에 걸쳐 화성-12형을 발사했다. 특히 북한이 작년 1월 당대회에서 고체연료 엔진 탑재 ICBM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이번에 관련 시험이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고체연료 엔진으로 바꿀 경우 연료 주입 등 발사 준비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기존 화성-12형은 액체연료를 사용해 왔다. 다만 군 관계자는 "발사체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한 만큼 지금 단계에선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분분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사가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사거리 증대 목적 시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중장거리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거리 증가 시험 가능성도 높다"며 "동해안에서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과도하게 고도를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고체연료 IRBM개발, 또는 극초음속의 최대 사거리 과시 추가 실험, 아니면 ASBM(대함탄도미사일)과 같은 특수 목적의 탄두 실험 등으로 추정된다"며 "고체연료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박 교수는 올들어 북한이 7번이나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에 대해 "북한은 전술핵 완성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며 "(한미가 북한에 요구하는) 군축의 전제는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북한은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한국은 북한 전술핵에 온전히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말 협상력을 잃으면서 대북 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미 맞대응 기싸움의 해법은 중재자 활용 밖에 없다"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임기말이기 때문에 중재자 역할에 한계가 있다. 올림픽 개최국이면서 대북영향력을 가진 중국만이 중재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북한이 실제로 ICBM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선다면, 북한의 동맹인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2월4~2월20일)을 끝낸 이후부터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 생일(4월15일)이 있는 4월까지가 유력한 도발 시기로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 대선이 끝나고 차기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부터 북한의 도발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베스트 클릭

  1. 1 "정준영은 어둠의 자식"…과거 절친 인터뷰 재조명
  2. 2 "지하철서 지갑 도난" 한국 온 중국인들 당황…CCTV 100대에 찍힌 수법
  3. 3 김호중, 뺑소니 피해자와 합의했다…"한달 만에 연락 닿아"
  4. 4 괴로워하는 BTS 진…'기습뽀뽀' 팬, 결국 성추행 고발 당했다
  5. 5 한국 연봉이 더 높은데…일 잘하는 베트남인들 "일본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