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증시에 멀미…서학개미 보유주식 '13조' 줄었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22.02.01 09:27

올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서학개미'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미·러 갈등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나스닥 지수가 불과 한 달 만에 13%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가 보유한 해외주식 규모도 13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 규모는 700억5200만달러(약 84조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809억1300만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108억달러(13.4%)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원화로 환산했을 때 약 13조원 규모다.

특히 서학개미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주식이 크게 부진하면서 불안감을 자아냈다. 이날까지 나스닥100 지수의 1월 하락률은 사상 최고 수준이며, S&P500 지수와 다우지수 역시 각각 2009년과 2016년 이후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에 따라 기존 평가액이 감소하고, 투자자들이 일부 주식을 팔면서 보관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13% 하락했다. 하루에도 장중 5% 이상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 엔비디아 등은 20%가 넘는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두고 다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증시 불안 속에 하락 폭이 컸던 종목에 주로 투자하면서 손실 회복을 노리고 있다. 증시가 어느 정도 저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순매수 1위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QQQ ETF(TQQQ)가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4억7800만달러(약 576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2위), 엔비디아(4위), 마이크로소프트(5위), 애플(6위) 등 주요 기술주도 상위권에 올랐다.

문제는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 불안의 중심이었던 1월 FOMC가 종료됐는데도 여전히 연준 정책 가속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는 상황"이라며 "성장주 내 대장주였던 테슬라가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차질 우려로 급락하는 등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에 대한 의구심도 재차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증시 불안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설 연휴 동안에도 서학개미들의 눈은 해외로 향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 S&P500 기업 중 60개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유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부담 해소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실적이라는 불확실성 요인은 완화될 수 있는 시기"라며 "실적 발표에 대한 주가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요 기업의 펀더멘털 확인이 지수 등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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