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에피스 지분 전량확보…과연 득일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2.01.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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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확보와 이를 위한 유상증자는 과연 호재일까. 공시 직후 주가는 강세를 보이며 시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수 배경을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8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7000원(2.39%) 오른 7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주가는 3% 넘게 뛰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도 3%대 강세를 보인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장전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 전량을 2조7655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100%가 된다.

이와 함께 지분 매입자금 마련을 위해 약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이 가운데 시설자금이 1조798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1조2024억원이다. 즉, 1조2024억원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에 활용된다.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59만9000원이다.

이 계약은 바이오젠의 지분매입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젠은 최근 치매 치료제 아듀헬름 부진, 보유한 신경계 질환 시장 내 제네릭 증가 등 상황에 놓이면서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으로 바이오젠이 10년 만에 올린 차익은 2조원가량이다. 바이오젠은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 15%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후 2018년 6월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그 동안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절반(50% - 1주)를 보유했다. 바이오젠은 처음 492억원, 콜옵션 행사과정에서 7981억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입했다.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100% 확보해 지난 10년간 바이오젠과 협업을 통해 축적된 연구개발 및 임상·허가·상업화에 걸친 여러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의견은 갈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에피스가 100% 자회사가 되면 연결 자회사로 잡히는 만큼 매출액 성장이 크게 돋보일 것"이라며 "이익 부분은 지켜봐야겠지만 공동 경영에서 단독 경영이 되는 만큼 삼성이 원하는 쪽으로 속도 있게 성장시키기도 쉬워지고 수익률 제고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처음부터 (100% 인수)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전에는 바이오시밀러 관련 판매, 레시피 등을 추가하기 위해 공동 경영을 추진했던 것이고 지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독자적인 개발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이 현재 47조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희석은 기껏해야 5% 수준"이라며 "(증자를 통해) 조 단위 이상의 바이오 회사를 가져오는 만큼 당연히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의 의미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체 기업가치가 인수가 기준 5조4000억원 수준인데 '너무 싼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바이오젠 입장에서 굳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들고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파는 것이라면 이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이 1조3000억원 수준인 만큼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는 필요한 절차"라면서도 "주주 입장에서라면 과연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긍정적인지를 면밀히 살펴볼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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