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텔은 26일(현지시간) 내놓은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와 견줘 21% 줄어든 46억달러(약 5조52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3% 상승한 205억달러(약 24조6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 대금이 반영됐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모두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넘어섰다. 월가에선 매출액 192억달러, 순이익 32억달러를 예상했다.
아울러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4.3%로 같은 기간 5.2%포인트 떨어졌다.
PC·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최강자인 인텔은 칩 제조 경쟁력에서 경쟁사들에 뒤처지면서 신규 공장과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 칩을 내세우는 인텔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미 오하이오에 200억달러(약 23조9000억원)을 투자해 새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기지를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외곽 리킹카운티에 200억달러를 들여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팹)을 짓겠다고 한 것이다.
WSJ은 "칩 판매가 호황을 이루는 가운데 순이익이 줄었다"면서 "반도체 거인의 명운을 되살리려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의 노력이 다년간의 작업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겔싱어 CEO는 이번 실적 발표와 관련해 "단기 재무적 지표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겠다. 지금 인텔은 투자 모드(investment mode)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칩 부족 사태가 일부 지역에서 누그러지고 있다"면서도 "2024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반도체 부족)은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매 분기 점진적인 개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로 183억달러를 제시했다.
인텔은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2009년 부과받은 반독점 과태료 12억달러(약 1조4400억원)에 대한 취소 판결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내면서 주가가 1%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3% 이상 하락했다.
당시 EU 집행위는 인텔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로열티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으나 이날 EU 일반법원은 적절한 경제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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