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요강'을 발표하고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를 출범시키면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와 SMIC를 제재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트럼프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SMIC는 중국 팹리스(반도체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제조)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반도체 공급망 검토를 지시했으며 500억 달러를 반도체 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여부다.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됐지만, 이 수치는 중국 언론이 자의로 해석한 수치다. 그리고 달성 가능성은 제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제외하면 자급률은 5.9%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은 이미 양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규모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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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515조원어치 수입한 중국…생산량도 급증━
반도체 수입으로 발생하는 무역적자도 엄청나다. 지난해 중국 반도체 무역적자는 2788억 달러(약 332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54억 달러(약 54조원) 증가한 규모다.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를 국내에서 모두 소비하는 건 아니다. 수입 반도체 중 약 60%는 중국 공장에서 만든 서버, 노트북, 스마트폰에 탑재된 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수출된다.
만약 중국이 515조원 규모의 수입 반도체 중 상당 부분을 자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중국으로서는 노나는 장사다. 게다가 반도체 등 핵심 IT기술이 미중경쟁의 최대 승부처로 자리매김하면서 반도체 산업 육성 필요성은 더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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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산업협회 "2024년 중국 비중 17.4%로 커진다"━
2017년 11월 우한에서 설립된 HSMC는 총 1280억위안(약 23조7000억원)을 투자해 7나노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153억위안(약 2조8300억원)을 받아냈다. HSMC는 TSMC의 미세공정 개발을 주도했던 장상이 전 TSM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주목을 끌었지만 지난해 한 개의 반도체도 만들지 못한 채 폐업했다.
결국 HSMC는 중국 정부의 맹목적일 만큼 적극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이용한 사기극으로 드러났다.
WSJ와 달리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일 SIA는 2020년 중국 반도체 산업이 전년 대비 30.6% 성장한 398억 달러(약 47조3600억원)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 비중은 9%로 이미 대만을 넘어섰으며 일본과 EU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도 HSMC 사기극 같은 홍역을 겪을지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궤도를 그릴 가능성이 크며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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