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포스트 오일시대 중동과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다

머니투데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2022.01.28 05:03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수소, 미래산업, 스마트시티, 친환경, 재생에너지 하면 떠오르는 지역은 어디인가? 미국, 유럽, 우리나라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중동도 연상케 하는 키워드다. 황량한 사막, 풍부한 석유, 고대 유적지는 일면에 불과하다. 오늘날 중동은 고부가 산업, 최첨단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중동은 포스트 오일시대에 자국 경제의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탈석유 및 산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UAE의 '다음 50년을 위한 프로젝트(Projects of 50)', 사우디와 이집트의 '비전(Vision) 2030'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우디는 '비전 2030' 이행을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산업 발전 경험이 있는 국가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였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와 정기적으로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해 제조, 에너지, 보건, 의료 등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중동은 첨단·스마트도시 건설을 통해 디지털경제의 기반을 닦아가고 있다. UAE는 두바이를 스마트시티화하는 '두바이 2040' 계획을 발표하였고, 사우디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총 5천억 불 규모의 네옴(Neom) 시티 메가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집트 또한 신행정수도를 스마트시티로 건설하고 있다.

친환경 분야에 대한 중동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가 올해 이집트(제27차), 내년 UAE(제28차)에서 개최된다. UAE와 사우디는 수소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E는 자국 기관 간 '아부다비 수소 동맹'을 체결하여 수소경제의 기반을 마련하였고, 사우디는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집트는 '통합적 에너지 다각화 전략'을 채택하여, 풍력 및 태양에너지원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태양광 발전소를 보유할 만큼 태양에너지 발전 잠재력이 크다.

이러한 배경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중동 3개국 순방은 중동과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여는 데 있어 큰 의의가 있다.

우선, 순방 국가들과의 수소 경제, 미래·친환경 산업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UAE와 사우디에서 양국 기업 및 기관 간 수소·에너지 분야 양해각서(MOU) 및 계약 등을 체결하였다. 이집트에서는 양국 기업 간 전기차 개발 협력 및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하였다. 우리 기업이 중동의 새로운 잠재력을 인식하게 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문화, 방산 등 협력을 다각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 날'을 맞이하여 두바이 엑스포는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는 장이자,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의 무대가 되었다. '2022 두바이 한국우수상품전'을 통해 한류와 IT를 기반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제품과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였다. 천궁-II UAE 수출 성사와 명품 자주포 K-9의 이집트 수출 가능성을 진전시킨 것도 실질적 성과이다.

마지막으로, 중동지역과 무역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10년 만에 우리나라와 걸프협력회의(GCC)간 FTA 협상 재개를 선언한 것은 한국과 에너지, 바이오 및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상호 미래지향적 파트너로서 나아갈 기반을 조성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과의 첫 FTA 추진 여건 조성을 위해 이집트와 '무역경제 파트너십 공동연구'를 개시하기로 한 것은 향후 한국과 이집트 양국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상호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새로운' 중동과 '새로운' 협력을 논할 기본 틀은 마련되었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으로 양국이 가까워졌다면, 이제는 양국 간 지속가능한 발전 협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와 중동이 합심하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손을 맞잡고, 미래 세대를 위한 터전을 함께 가꾸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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