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이제 현금부자 몫?…평균가 '15억 대출금지선' 육박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2.01.26 14:02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강남권 11개 자치구 평균 매매가격이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시세 15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11개 자치구 아파트값 평균 14억9928만원, 현 정부 출범 이후 2배 상승


26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강남권 11개 자치구(강남·서초·송파·동작·양천·영등포·강동·강서·구로·관악·금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4억9928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평균 매매가격 12억6231만원보다 2억3697만원(18.8%) 올랐고,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평균 매매가격 7억3347만원에 비해선 2배 이상 뛴 수준이다.

정부는 투기 방지를 위해 2019년 말부터 시세 15억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시세 15억원 이하 아파트도 9억~15억원 구간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20%로 축소됐다.

자치구별 평균 매매가격은 강남구가 3.3㎡당 8338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서초(7606만원) 송파(6109만원) 양천(4943만원) 영등포(4840만원) 동작(4772만원) 순으로 높았다. 해당 11개 자치구 중 아파트값이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로 3.3㎡당 2878만원이었다. 서남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강남권 아파트는 신규 매입 시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강북권 아파트도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요자들에겐 점차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강북권 14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9819만원으로 10억원에 근접했다. 1년 전 평균 시세 8억3210만원보다 1억6609만원(19.9%) 올랐다. 현 정부 출범 시기 평균 가격(4억5864만원)에 비해선 강남권과 마찬가지로 2배 이상 뛰었다.

강북권에서 아파트 평균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용산구로 3.3㎡당 5849만원이었다. 이어 성동(5313만원) 마포(5037만원) 광진(5031만원) 종로(4553만원) 순으로 가격이 비쌌다. 강북구가 3.3㎡당 3143만원으로 14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서울 한 공인중개소 앞에 아파트 매매 및 전세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2022.1.25/뉴스1


매수심리 악화됐지만 가격 하락 은 지켜봐야…지역별 시세 양극화 심화 전망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는 약화됐다. 매수자와 매도자 비중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는 올해 1월 55.6으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돈다. 전월 지표(54.6)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현 정부 들어 가장 높았던 2019년 9월(164.5)과 비교해선 1/3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규제로 실수요자 구매 여력이 약화돼 매매수요가 줄어들면 가격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만 가구 미만으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대선 이후 규제 완화 정책 기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지역별 가격 흐름이 차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낮고 가격대가 높은 강남권 고가주택 지역은 다주택 규제 강화에 따른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나, 외곽지역은 가격대가 낮아도 입주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가격하락 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지난주 관악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2019년 6월 이후 31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중소형 저가 아파트는 하락 반전되는 지역이 속속 늘어나고 있지만, 중대형 고가 아파트는 여전히 강세 흐름"이라며 "당분간 이런 가격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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