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1만명, 오미크론 쓰나미 상륙했는데…부실 대응 뇌관 여전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김도윤 기자 | 2022.01.25 16:57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25일 오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오미크론 관련 신규 방역 체계 안내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광주 북구 제공)2022.1.25/뉴스1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국내 코로나19(COVID-19)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8000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세를 고려하면 이번주 1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인 오미크론 대응에 나선다. 예방접종 완료자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도 자가 격리를 면제한다. 확진자 재택치료 기간은 10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대규모 확진자 발생에 따른 일상생활 마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평택·안성·광주·전남 네 개 지역에선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가동한다. 오미크론 대응 전략 전국 확대 시행 시기는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선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동네 병·의원의 준비가 미흡하단 지적이 나온다. 또 오미크론 대응이 부실할 경우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의료 체계가 빠르게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571명이다. 전날(7513명)보다 1058명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 규모다. 일주일 전(4072명)과 비교하면 4499명 증가했다.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이달 셋째주 검출률 50%를 넘어 우세종이 됐다. 하루 확진자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다.

이미 전국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부실한 게 아니냔 우려가 적지 않다.

우선 오미크론 대응 전략이 전국적으로 가동될 경우 코로나19 검사 및 진료를 수행할 동네 병·의원의 준비가 확실히 됐는지 의문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비롯해 코로나19 진료를 맡을 각 병·의원의 확진자 동선 분리, 야간 당직 시스템 등이 완벽한 상황이 아니다.


또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선별진료소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가능해 확진자 선별 작업이 지연될 수 있단 지적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센터장은 "개인병원이 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가동하면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개인병원 야간 당직 시스템이나 외래진료센터에서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PCR 검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 부담(진료비 5000원)이 생기면서 검사를 잘 안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자 자가검사키트를 더 자주 사용할 수 있게 대대적으로 배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대응 전략 자체가 고위험군의 중증 및 사망 방지에 초점을 맞춰 일부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향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준비가 부실하다면 병상 등 의료 체계가 다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는 "재택환자 치료, 경구용(먹는) 치료제 처방, 코로나19 외 일반 환자 대응, 응급의료이송체계 등 여러 분야에서 준비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또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병·의원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감염될 경우 정부가 100% 보상 지원하겠단 발표가 있어야 현장에서 따라올 텐데 이런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증환자 병상 여유가 있다지만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 병상도 빠르게 찰 수밖에 없다"며 "더 상황을 지켜보며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가동한다는데, 실제 현장에서 적응할 시간까지 고려하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