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MZ)는 민지가 안다' 유통가 젊은 조직 만드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22.01.24 15:46
GS25에서 히트상품 개발 및 미래 트렌드 리더 육성을 위해 Z세대로 구성된 'MD서포터즈'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GS25

MZ세대(밀레니얼·Z,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통칭) 직원들에 제품 개발을 맡기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 쇼핑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성과를 거둔 사례도 나타나면서 MZ세대로만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GS25는 히트상품 개발을 위해 'MD서포터즈'를 선발하여 출범했다고 밝혔다. 90년대생 Z세대 직원 15명으로 구성된 MD서포터즈는 앞으로 6개월간 상품 개발, 기획 등을 지원한다. 신상품 시식회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GS25는 고객 및 경영주 등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최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Z세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사내 90년대 생 영업관리자(OFC)를 대상으로 MD서포터즈를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앞서 지난해에도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갓생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MZ세대 직원들이 자신들만의 '인생템'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싶다는 의견을 수렴해 20~30대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팀을 만들어 상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마케팅까지 일련의 모든 활동을 직접 주도해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첫 제품으로 노티드우유 3종 출시를 시작으로 약 60여종의 제품을 출시했고 전체 740만개가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MZ세대에게는 이미 도넛으로 유명한 카페 '노티드'와 콜라보한 상품으로 색다른 맛뿐만 아니라 '노티드' 특유의 웃는 캐릭터를 사용한 '노티드' 우유는 3개월간 270만개가 팔리며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이밖에 팝잇진주캔디, 풍선껌부는 오리 등도 28만개, 14만개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갓생기획 프로젝트는 지난해 연말 종료됐지만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GS25는 2차 프로젝트 진행도 검토하고 있다.


GS25 외에도 MZ세대 직원들 중심의 조직을 구성해 상품 기획 등을 맡기는 유통사들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상품부문 조직을 개편해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상품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상품 바이어중 MZ세대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다. 이들은 무라벨 PB생수, 대체육 언리미트 등을 내놓으며 친환경, 비건 등 MZ세대 취향 저격 제품을 만들어 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9월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MZ PB개발팀'을 신설하고 최근 첫 제품인 고단백 영양간식 '우주프로틴'을 선보였다.

이같은 흐름은 유통업계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자체 상품 개발이나 단독상품 기획 등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쓰면서 강화되고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의 취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이 상품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MZ세대들로만 구성된 조직을 통해 유연하고 젊은 조직 문화 확산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제품력이 상향평준화된 상태에서 품질이나 가격만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개인 취향이나 성향에 따른 소비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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