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보다 더 힘들다" 늘어지는 코로나 영업제한, 지쳐가는 사장님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양윤우 기자 | 2022.01.22 06:00
"2년째가 무슨 소용입니까. 끝날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데…"

서울 영등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임모씨(58)는 매일이 절망적이라고 했다. 이곳은 주변 사무실이 많아 한 때는 2층까지 가게를 확장했을 정도로 잘 나갔다. 임씨는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했었는데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는 회식 손님으로 꽉 차 자리가 없던 적이 많았다"며 "지금은 아득한 꿈같다"라고 했다.

사정은 코로나19(COVID-19) 이후 달라졌다. 밤 9시나 10시까지로 영업시간 제한이 반복되면서 직장인들이 2차로 자주 찾는 치킨집은 영업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임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대출을 받아 유지하고 있다"며 "매출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800만원이 넘는 한 달 임대료를 감당하느라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쌓여가는 빚과 이자, 매출은 절반


지난 14일 오후 한산한 모습의 서울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2년이 넘었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터널 속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기약 없는 거리두기를 겨우 버티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바이러스로 확진자가 다시 6000명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카페를 하는 40대 윤모씨는 갚아야할 대출금만 3000만원이 넘는다. 윤씨는 "원래 직원을 채용해 마카롱까지 같이 만들어 팔던 가게였는데 인건비, 재료비도 나오지 않아 지난해 7월부터 카페만 운영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지원금과 소상공인 대출을 받아도 손실을 감당하긴 역부족"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윤씨는 다음 달까지 폐업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그동안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만기와 원리금 상환을 미뤄줬는데 오는 3월에 유예 조치가 끝나기 때문이다. 또 "더 이상 빚과 이자가 늘어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겠나"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냉면집을 하는 김모씨도 "대출금으로 월세, 인건비, 재료비를 메우고 있다"며 "오피스 상권에 있어 회식 금지와 재택근무 타격이 심하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전에는 하루 150팀도 받았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이라며 "가족끼리 최대한 운영하고 배달 앱으로 살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34년 장사생활 중 가장 힘들어…인원보다 시간제한 풀어 달라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자영업자비대위 회원들이 손실보상촉구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동작구에서 카페를 하는 60대 문모씨는 "34년 장사 경력 중 지금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문씨는 "IMF때도 힘들었지만 그때는 그래도 늦게까지 장사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2명 있던 직원도 적자 때문에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365일 혼자 오전부터 오후까지 영업해 적자만 겨우 면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정부가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린 것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자영업자들 얘기다. 임씨는 "나를 포함해 주변 술집, 이자카야 등을 보면 대부분 영업을 오후 4~5시에 시작한다"며 "10명으로 늘려도 어차피 손님이 올 수는 없으니 0명인 것과 같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윤씨 역시 "카페는 1인 손님도 적지않다"며 "늦게까지 할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손님도 많아 6명으로 인원 제한을 늘린 건 솔직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종에 따라 방역패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등포구에서 백반집을 하는 조모씨(61)는 "마트, 백화점은 되는데 왜 식당은 안 되나"라며 "백신접종 다 하고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 추이를 보고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설 연휴를 포함한 거리두기 3주 동안 오미크론 검출률은 80~90%까지 오를 것"이라며 "신규 확진자 7000명을 넘으면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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