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꼭 해외출장을 갔어야 했느냐"는 시선에 청와대와 정부가 내세우는 이유에도 방위산업 협상이 들어간다. 임기 말이라고 해서 경제외교를 멈출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 무기가 그 정도일까. 미국, 유럽 등 전통적 방산 강국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번에 UAE에 35억 달러, 4조 5000억원 정도의 무기체계를 판매했다"며 "하나의 무기체계로 건국 이후 최대 액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왜 미국이나 유럽 무기가 아니라 한국무기를 사느냐'고 묻자 최 차관은 "모든 무기 수입국들은 일단은 사되 (직접) 만들고 싶어 한다"며 "기술 이전이나 이런 것들이 우리가 더 원활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다 우리가 지어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집트가 원하는 것은 메이드 인 이집트"라며 "이집트에서 만드는 걸 하고 싶다는 것이다.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단순 무기판매뿐 아니라 기술이전, 현지생산을 위한 지원 여지도 커서 수입국에게 매력적이란 것이다. 그는 "우리의 첨단 무기 체계는 다른 나라보다 가격 경쟁력이 좋다, 즉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적 비용과 노력으로 개발한 우리 무기를 비교적 싼 가격에, 기술이전까지 해주며 판매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중동 방산 수출에 대해 "대통령, 청와대, 방사청, 군 당국, 외교부가 만들어낸 전반적인 정권적 차원의 성과"라면서도 "우리 정부만의 사업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대 정부가 추진하고 우리 정부에서 완결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실제로 방산수출은 그 특성상 한두해만에 결정할 사안이 아니란 게 업계와 정치권 의견이 같다. UAE만 해도 바라카 원전 등 수년에 걸쳐 양국이 신뢰를 쌓아왔다.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한-이집트 정상회담을 갖고 K9 협상에 대해 "두 정상은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무기를 비롯, 수소와 클린에너지 등 첨단기술 상품을 판매하고 제휴를 맺는 것은 한국의 대외 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 차관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어깨가 넓어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 (중동) 그쪽에 우리 대통령님들이 다니시면 정말 건설현장만 다녔었다"며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거기 가셔서 땀 흘리고 피 흘리시고 많이 희생하시고 인간적인 네트워크를 쌓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UAE가 문 대통령을 초청한 데 대해 "당시에 우리의 노동력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기술력"이라며 "지금 원자력만 (협력)하고 있지만, 이들이 하고 싶은 스마트 시티, 수소 경제를 같이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도 "40개 주요 사업을 한국과 사우디가 같이 하자는 것인데 의료, 항만 개발, 스마트시티, 수소 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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