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문화예술인에 100만원 기본소득"...국회 "국민 동의부터"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2.01.20 17: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KT&G상상플래닛 커넥트홀에서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와 '대전환의 시대, 세계 5강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2022.1.20/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문화예술인을 시작으로 '기본소득 지급' 공약을 구체화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3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9일 발표한 '미래 소득보장제도 비교 분석' 보고서에서 기본소득 도입 이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득재분배 효과·근로의욕 영향 등 분석 △재원 조달 방안 마련 △국민의 동의 여부 조사 등 3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기본소득은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날 이재명 후보는 '문화예술인' 대상으로 기본소득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과거 기본소득 공약을 놓고 재원 여력, 증세 문제 등에 대해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 후보가 기본소득 전면 도입론에서 한 발 물러나 코로나19(COVID-19)로 피해를 본 업종이나 저소득계층을 지급 대상으로 좁힌 것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아직 세계적으로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가 없어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선례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보고서를 펴낸 국회입법조사처 윤성원 입법조사관은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선 몇가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본소득 제도의 소득 재분배 등 효과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에 비춰보면 기본소득 제도가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20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85배로, 재난지원금 지급 이전인 2019년 6.25배에 비해 0.40배 포인트(p) 떨어졌다. 5분위 배율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소득불균형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본소득 도입시 기존 복지제도가 축소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소득재분배 기여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기본소득 제도가 노동자의 근로 의욕에 미치는 영향도 쟁점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기본소득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월 1000달러씩 기본소득 지급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장기적(35년 이상)으로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근로 의욕이 저하돼 노동 공급이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상반된 연구도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 휘도 임번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복권에 당첨된 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해보니 보장된 기본소득이 수령자들의 근로 의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재원 조달 방안의 구체화도 기본소득 도입 이전에 해결돼야 할 과제다. 윤 조사관은 "기본소득 도입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며 "탄소세, 국토보유세 등 방안이 제시돼 있는데 더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당초 국토보유세, 탄소세 신설 등 사실상 증세를 통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증세 방침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6일 한 언론 토론회에서 "기존 예산을 조정할 경우, 증세없이도 지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본소득 제도 도입에 대한 국민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선결 과제다. '증세'나 '기존 복지혜택 축소' 여부에 따라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들의 입장이 크게 갈렸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복지 및 기본소득 관련 증세태도 연구'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 있어 증세, 복지 축소 관련 언급이 없을 때는 기본소득 도입 찬성이 42.8%, 반대가 26% 였다. 반면 세금을 더 내고 복지혜택이 축소된다는 전제가 붙을 경우 반대가 45.8%, 찬성이 2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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