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상속자 "우리에게 세금 더 걷어라"…부자 102명의 외침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2.01.20 05:33
'애국적 백만장자' 소속 한 회원이 연방 세금 신고일을 맞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아파트 밖에서 정당한 몫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021.5.17./사진=로이터통신
월트 디즈니 가문의 상속자 애비게일 디즈니를 포함한 102명의 부호로 구성된 한 단체가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심화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당장 우리에게 세금을 부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정부의 정책이 부호에게 유리하게 작동했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스로를 '애국적 백만장자'로 지칭하는 이 단체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보스 어젠다 2022' 회의에 맞춰 이날 온라인으로 서한을 공개해 "전 세계가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은 지난 2년 동안 우리 중 대부분은 자산이 불어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정당한 몫의 세금을 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중 거의 아무도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는 "깨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부호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당장 우리에게 당장 세금을 부과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500만달러(약 6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부호에게 2%, 5000만달러(약 596억원) 이상에게 3%, 1억달러(약 1193억원) 이상에게 5%의 부호세를 부과하면 매년 2조5200억달러(약 3005조원)를 모을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에서 23억명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충분한 양의 백신을 만들 수 있으며, 중저소득 국가의 모든 국민에게 의료보험 등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의 회원인 영국의 기업가 젬마 맥고우는 "생활하는 데만 매년 1200파운드(약 200만원)가 더 드는 이 시기에 부호가 아닌 노동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쪽을 정부가 선택한다면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우리 같은 부호에게 대신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 구호 기구인 옥스팜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 세계 인구의 99%는 자산이 줄었지만, 10대 부호가 가진 자산은 7000억달러(약 835조원)에서 1조5000억달러(약 1789조원)로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부처 옥스팜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시장에 쏟아부은 수조달러의 돈은 대부분 억만장자의 주머니로 흘러들었다. 팬데믹은 억만장자에게는 수지맞는 일이었다"고 비판하며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의 행동을 촉구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