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모시기 경쟁…이사회에 女 없는 기업 46%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2.01.19 16:56
/사진=리더스인덱스 제공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의 절반 가량에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는 8월부터 이사회에 특정 성별이 독점하지 않도록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는데 이에 맞춰 기업들이 '여성 임원 모시기'에 앞다퉈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상장사 167개 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여성 사내, 사외이사가 없는 기업은 77개였다. 직전해 동기 대비 35개 증가했으나 여전히 46%의 기업이 개정 자본시장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지난해 3분기 여성 등기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기업 90개로 전체 등기임원은 총 102명이었다. 직전해 동기 대비 여성 등기임원의 인원수가 59명에서 증가한 것이나 전체 여성 등기임원은 전체 등기임원의 8.2% 수준이다.

이중 여성 사내이사는 9명, 여성 사외이사는 93명이다. 기업 내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여성 사내이사는 9명으로 전체 사내이사 인원수의 1.8%다.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기업으론 네이버, CJ제일제당, 호텔신라, 삼성SDI, 대상, 넷마블, 롯데칠성음료, 금호타이어, 대신증권 등 총 9개다. 오너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상민 대상 전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과 외국인인 넷마블의 피아오얀리 텐센트 부사장과 금호타이어의 장쥔화 더블스타그룹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4개 기업만 여성 전문 경영인을 사내이사로 두고 있는 것이다.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77개 상장기업들 중 올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여성 사외이사는 54개 기업의 138명이다. 여성 사외이사들의 출신으로 학계 출신이 45.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관료 18.5%, 재계 17.4% 순이었다. 여성 사외이사 중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8명으로 카카오 사외이사인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가 1990년생으로 가장 어렸다.

지난 2020년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의 이사회는 특정 성별로만 채울 수 없다. 여성을 1명이라도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포함해야 한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개정안 적용 대상 기업들 사이에서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이사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2. 2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3. 3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