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으로 1조원을 훌쩍 넘었다. 매출은 급증했고 수익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주식시장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시가총액은 5조4114억원으로, 지난해 추정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5배에 못 미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저평가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지금처럼 큰 돈을 못 벌 회사란 인식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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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주문 폭주…코로나19 아니라도 1조 매출 체력 갖출 것"━
물론 코로나19 이전부터 신속진단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팬데믹 환경에서 대표 진단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코로나19가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업으로 바꿨단 설명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실적이 단기적으로 고점일 수도 있다"며 "반면 올해 1분기 주문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저가 진단 제품도 많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먼저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을 찾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허 대표는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다시 2019년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일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겠단 게 내부 목표"라며 "신성장동력인 현장분자진단으로 수천억원 매출 기반을 만들고 이에 더해 코로나19 외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진단 제품을 추가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쌓은 기술력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신뢰, 해외 유통망, 생산 역량을 고려하면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 자체가 달라졌다"며 "세계 주요 선진국 진단 시장에서 대표 플레이어와 경쟁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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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신뢰 5년 걸리는데…출시하자마자 "먼저 달라"━
국내에선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PCR(유전자증폭)과 LAMP(등온증폭방식) 모두 가능한 현장분자진단 제품으로 국내 첫 허가다. 신속하면서 진단 정확도가 높고 장비와 카트리지 외 추가 소모품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장에서 30~60분이면 진단 결과를 알 수 있다.
국내 허가를 받자마자 전국 병원에서 1000대 이상 주문이 쇄도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제 M10 대량생산을 시작했고, 국내 수요부터 대응할 계획이다.
허 대표는 "해외 주문도 많지만, 혁신적인 현장분자진단 제품을 국내에 먼저 공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신제품이 나와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5~6년이 걸리는데, M10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브랜드 인지도 및 혁신적인 성능 등을 앞세워 매우 빠른 기간 안에 시장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M10을 앞세워 차세대 진단 시장을 이끌 현장분자진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단 목표다.
허 대표는 "그동안 진단은 중앙집중화 구조로 각지의 키트를 모아 큰 연구소에서 결과를 확인했는데, 앞으로 현장분자진단을 통해 환자와 가까운 전국 각 병원이나 기관에서 검사 결과를 빠르게 제공하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며 "세계 현장분자진단 시장 1위 기업인 미국 세페이드(Cepheid)를 3~5년 안에 제치고 최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국면에서 M10을 전 세계에 빠르게 공급한다면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말라리아,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등 다른 질환 진단 카트리지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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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조8000억원…글로벌 M&A 기대해 ━
실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남미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의 2위 진단 회사 에코디아그노스티카(Eco Diagnostica)를 인수했다.
허 대표는 "현재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럽에선 대리점 위주 영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나라에 직판(직접판매) 체제를 갖출 것"이라며 "유럽 각지와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에 못지 않은 유통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 이어 M10의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이란 거대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M&A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기술 및 영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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