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1일부터 롯데면세점 제주점 루이비통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서울 4곳, 부산 1곳, 제주 2곳 총 7개 시내면세점 매장을 운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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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따이공이 장악한 한국면세...루이비통 "브랜드 가치 사수" ━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루이비통 철수 배경에 대해 "루이비통은 중국 현지 공항 터미널 면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라며 "단체관광객보다는 특별한 개인(VIP)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명품에 걸맞는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리포트는 한국 시내면세점의 지나치게 높은 따이공 의존도를 지적하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인 개인 고객층이 붕괴되고 점점 더 따이공에 의존하게 됐으며, 2020년 이후 매출을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업형 따이공은 구매 규모가 워낙 크기에 협상력이 높고 높은 할인율을 요구해 면세점 입장에서는 영업이익률이 0~3%밖에 발생하지 않는다"며 "2021년 기준 시내면세점의 매출 규모는 기업형 따이공 덕분에 2019년 수준까지 회복됐으나 영업이익률이 현저히 낮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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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화된 따이공, 韓 면세점·K뷰티 매출까지 흔든다 ━
기업형 따이공은 한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체를 통해 면세품을 매입한 뒤 중국·홍콩에 수출하고 있다. 따이공 제품 유통의 가장 큰 문제는 중간 유통과정에서 '짝퉁'이 혼입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 유통상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브랜드 업체는 치명적인 가치 훼손 피해를 입게 된다. 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기업형 따이공을 꺼리는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한국 면세점의 기형적 구조가 계속되면서 루이비통 외에 샤넬 등 다른 브랜드도 시내면세점 매장을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매장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시내면세점 매장을 접고, 명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백화점 매장을 추가 출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품절 대란을 빚으며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샤넬조차 2020년 해외여행객 급감으로 면세 채널에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샤넬코리아의 2020년 국내사업부 매출은 26% 성장한 반면 면세사업부 매출이 81% 급락해 2020년 전체 매출이 전년비 12.6% 감소한 9296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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