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대어급 상장, BBB기업 회사채 자금조달 물꼬 트였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22.01.13 05:13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하이일드펀드의 BBB급 채권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기 위해 BBB급 채권을 담으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앞으로도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대어급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는 만큼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 자금조달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하이일드혼합펀드 21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 1776억원 증가했다. 최근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4826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하이일드펀드는 투기등급(신용도 BBB+등급 이하) 채권에 투자하는 고위험·고수익 펀드를 의미한다. 펀드 전체 자산의 45%를 BBB+ 등급 이하 회사채와 코넥스 주식, 60%를 국내 채권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 중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최근 하이일드혼합형 설정액이 늘어난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대어급 공모주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020년 공모주 열풍의 시작이었던 SK바이오팜 상장 당시에도 1주일을 앞두고 하이일드혼합형 펀드에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달 말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은 예상 시가총액 70조원, 공모금액이 12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넘어선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BBB등급 공모 회사채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를 설정한 운용사들의 수요가 높은 만큼 회사채 발행도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주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4곳 중 3곳이 BBB 등급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월 BBB등급 수요예측 규모는 5400억원 규모로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1000억원)의 2.5배에 가까운 자금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으려는 하이일드펀드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진, 두산 등도 각각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 이후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엔터, 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등 기대주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조 단위의 대형 IPO가 줄줄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어 BBB급 공모 회사채 시장 흥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대규모 기업공개로 인해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는 하이일드펀드의 설정규모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BBB등급 투자가 확대됐다"이라며 "이후에도 2월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이런 흐름은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도 금리 인상 전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에서도 3차례 정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해가 바뀌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연초 효과 역시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최소 2번 이상 기준 금리가 인상된다는 전망에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며 "연초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위해서는 발행 시점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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