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결권 불발에 여당서도 "아쉽다"…대선 전 통과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22.01.11 15:11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벤처·스타트업 창업자에게 보유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차등의결권) 법안이 끝내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업계는 물론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당 의원들과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재논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지만 대선 정국과 맞물려 통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46건의 법안을 처리한다. 다만 벤처·스타트업의 복수의결권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벤처기업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 개정안은 전날 국회 심사 마지막 단계인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복수의결권은 벤처·스타트업에 한해 창업자에게 주식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투자유치 이후에도 경영권이 희석되지 않도록 보호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21대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난해 8월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법안 통과를 촉구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박용진·오기형·이용우 의원이 재벌의 경영권 승계악용 소지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법안통과가 좌절되자 정부와 민주당 내부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안을 발의한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수차례 논의하면서 재벌의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보완장치를 더했다"며 "스타트업의 기술력이나 노하우를 보호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인데 통과가 미뤄지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내용의 법을 발의했던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2021.03.10
업계는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해당제도 도입을 촉구해왔다. 21대 국회에 들어서는 2020년 6월 법안이 발의돼 산자위에서 1년 넘게 악용 가능성을 논의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스타트업이 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 복수의결권을 상속·양도하는 경우 등에 복수의결권 주식을 즉시 보통주로 전환토록 보완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해 그 사이 쿠팡이 복수의결권이 허용된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선택하기도 했다. 양경숙·김병욱 의원 뿐 아니라 중기부도 법안 계류를 답답해하는 이유다.

이론적으로 해당 법안은 1월 말부터 시작할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법 통과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곧 다시 논의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양경숙 의원도 "향후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직 기회가 남아있으니까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2월 임시국회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서다. 중기부 관계자도 "한 달 뒤인 3월9일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쟁점법안은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사위 위원들과 논의를 이어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통과 가능성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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