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략하는 CJ제일제당, '김치 인기 반갑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22.01.11 15:09
K푸드의 불모지라 불리는 유럽에서 김치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유럽이 식품기업의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한 CJ제일제당에 신시장 개척의 주요 무대가 될 지 주목된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헤드쿼터(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두고 권역별 성장전략을 준비하면서 유럽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상반기 중에 영국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요 품목은 6대 글로벌전략제품인 만두, 김치, 김, 치킨, 소스, 햇반 등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의 경우 유럽 시장은 공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유럽형 제품으로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가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0% 성장한 만두를 교두보 삼아 유럽의 김치 시장을 본격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진천공장에서 생산된 김치를 주축으로 베트남 김치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고무적인 것은 유럽 시장에서 김치 수출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 850만달러에 그쳤던 유럽 김치 수출액은 2020년 1180만달러, 지난해 잠정 1470만달러로 지속 증가했다. 유럽의 김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기준 24.9%로 지역별 최대 증가율이다. 당장 올해에는 1480만달러를 기록한 중화권 시장을 제치고 일본, 미국에 이은 세번째 수출지역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무엇보다 CJ제일제당이 진출하는 영국은 네덜란드와 함께 부각되는 신흥시장이다. 영국은 그동안 김치 수출국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호주를 제치고 일본, 미국, 홍콩, 대만에 이어 5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네덜란드 역시 김치의 효능을 부각시킨 연구결과 발표 효과로 코로나 발생 후 50% 넘는 매출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 김치 시장을 개척해온 대상은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국내 김치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대상 종가집 김치는 최근 미국·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서양인이 선호하는 양배추·케일·당근을 활용한 김치와 매운맛을 줄인 마일드 김치, 젓갈이 없는 비건용 김치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뒤늦게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풀무원도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지은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를 유럽 등에 판매하고 있다. 매운맛과 감칠맛이 상대적으로 덜한 김치를 수출용으로 만들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치는 가장 많이 알려진 K푸드의 선두주자임에도 중국산 김치와의 가격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은 품목"이라며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부각된 만큼 안전하고 우수한 음식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현지화를 통한 저변확대로 유럽을 포함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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