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300조 땐 '글로벌 톱10'…올해 변수 셋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2.01.11 05:26

"연매출 300조원은 기존의 삼성전자와는 또다른 클래스로 진입하는 관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79조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 고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 매출은 기업의 외형성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다. 얼마나 장사를 잘 했느냐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과 별도로 기업의 시장 장악력, 다시 말해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매출이다. 기업들이 매출 성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연매출 300조원은 전인미답의 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2020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집계한 기업 매출 순위를 토대로 추정하면 삼성전자가 연매출 300조원을 기록할 경우 처음으로 '글로벌 톱10'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 특성상 매출 규모가 큰 에너지·유통·금융업체를 제외하면 글로벌 제조업체 가운데 연매출 300조원을 넘긴 곳은 폭스바겐, 토요타, 애플 정도로 줄어든다. 삼성전자만 놓고 봐도 2008년 매출 100조원, 2012년 매출 200조원 고지를 뚫은 이후 10년 동안 이어졌던 정체기에서 벗어나 성장의 바퀴를 다시 굴린다는 의미가 남다르다.

실현 가능성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엔가이드가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시장전망 평균치)가 301조7631억원(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5조8278억원)이다.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전망치를 330조원(한화투자증권)으로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큰 줄기의 변수로는 오미크론 여파, 미중갈등, 반도체 업황이 꼽힌다. 특히 반도체 업황은 표면적으로 올해도 실적을 좌우할 최대 변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역대 세번째 영업이익을 거둔 데도 반도체 시장 호황의 몫이 컸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매출은 95조원 규모로 2020년(72조8000억원)보다 20조원 이상 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0조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 51조6000억원의 6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D램 다운사이클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올 1분기 마무리되면서 반도체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신기록을 고쳐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특수가 사라지고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여전히 앞지른다는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PC 수요가 줄더라도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업황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업계의 대대적인 투자 발표에 따른 공급 증가 가능성과 지난해에도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발목을 잡았던 공급망 문제는 안심할 수 없는 변수다. 특히 공급망 문제와 직결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여파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중국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산시성 시안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이곳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미국), 리청(대만) 등의 생산차질이 현실화한 상태다. 오미크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시안 사업장의 생산 차질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불안을 포함해 공급망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갈등을 넘어 신(新)냉전 국면으로 접어든 미중 패권경쟁에서 살아남을 돌파구로는 기술 경쟁력을 꼽는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 선임연구위원은 "외부 여건이 험난해질수록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생산시설과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TSMC와 선두다툼이 치열한 3나노(㎚, 1㎚는 10억분의 1m), 2나노 선도공정 경쟁에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M&A(인수합병) 계획에 주목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삼성전자 TV·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형 M&A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인공지능(AI)이나 6G(6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시장 주도권 확보를 염두에 둔 차량용 반도체업체 등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실적을 넘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사업구조 재편이나 M&A 등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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