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농담 할 줄 아니?" 묻자 로봇 '아메카'가 한 말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오문영 기자 | 2022.01.08 06:55

영화에서만 보던 인간 같은 로봇을 현실에서 볼 수 있을까. CES 2022 개막 이틀째인 7일(현지시각)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파크를 둘러본 결과 먼 미래 얘기는 아니란 생각이다.

이날 유레카파크에서는 인간의 모습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은 한 로봇이 전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스타트업 엔지니어드 아츠가 개발한 아메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업체는 아메카를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로봇'이라 소개했다.

아메카는 관람객들의 질문에 센스있는 대답을 하며 소통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한 관람객이 '몇 살이냐'고 묻자 미소를 짓더니 "나는 나이가 없어요"라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색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로봇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색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이 입고 있는 셔츠들의 색이 무엇인지는 알아요"라 답했다.

로봇이 능청스럽게 대답을 잘 이어가자 관람객들은 '대답을 못할 만한' 질문을 골라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메카의 답변을 막지 못했다. 한 관람객이 "내가 너의 남자친구가 되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 "나는 남자친구가 필요없어요. 당신이 내 말에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라 말했다. 대답을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관람객들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농담을 할 줄 아냐"는 질문에는 "할 줄 아는 게 두개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나만 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자 "파란색인데 빨간색 페인트 냄새가 나는 게 뭔지 아느냐(What's blue, and smells like red paint?)"고 퀴즈를 냈다. 관람객들이 "파란색 페인트"(모든 페인트의 냄새는 똑같기 때문)라고 답하자 아메카는 "맞다"고 응했다. 대화 중간에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오른 손을 귀에다 가져다대며 "미안하지만 다시 한 번만 말해줄래요"라 말하기도 했다.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파크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 /사진=오문영 기자

아메카가 대화를 하며 보인 표정과 행동은 사람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사람같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회색으로 칠해둔 실리콘 피부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질문을 하는 사람을 정확히 쳐다봤다. 보통은 답변하며 미소를 지었는데 실리콘 피부가 정교하게 움직였다. 의문을 표하는 표정을 내보일 때는 눈을 크게 떴고 이마에는 주름이 잡혔다.


아메카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의 비결은 챗봇 소프트웨어다. 내장된 차세대 AI(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로 완성한 플랫폼이다. 여러 대화를 학습 시켰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모듈식이기 때문에 손쉽게 추가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스쳐의 경우 한 손을 들어 인사하거나 검지를 코에 대며 조용히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등 50개가 넘는 동작이 가능하다.

다만 아메카는 고정된 상태로, 걷지는 못했다. 회사는 "아메카가 걷기 까지는 넘어야할 장애물이 아직 많다"면서 "연구를 수행 중이지만 아직 완전히 보행하는 휴머노이드는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걷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 로봇은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엔지니어드 아츠에서 제품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마르커스 홀드는 "2016년부터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이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면서 "사람들의 반응과 얼굴 표정을 토대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챗봇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B2B(기업간 거래)와 B2C(소비자간 거래) 모두가 서비스 대상이다. 대여와 구매 모두 가능하며 구매 가격은 25만달러(약 3억원)다. 홀드는 전시를 통해 4건의 아메카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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