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빠진 류영준, 카카오 노조 "대표 선임 철회하라"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2.01.06 15:24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스톡옵션 대량 매도 사태로 진퇴양난에 처했다. 사내 간담회를 통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거세지는 내외부 반발에 카카오 측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의 핵심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오는 3월 카카오페이를 떠나 카카오에 공동대표로 합류하기로 돼 있다.

성명에서 노조는 "주주와 사내 구성원 신뢰회복을 위해 즉각 사퇴하라"며 류 내정자의 자진 사퇴도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류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약 44만주, 900억원어치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일괄 처분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다. 이와관련 류 대표는 지난 4일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런데도 류 대표의 사과가 충분치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노조 역시 "한 번의 간담회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류 대표가 최소한 남은 스톡옵션의 행사 포기 등 보다 책임있는 결단을 내렸어야한다는 말이 나온다. 류 대표가 보유한 남은 스톡옵션 물량은 약 48만주에 달한다. 본사 이동에 따른 이해충돌을 피하려 상반기까지 매도한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팔았던 23만주의 2배가 넘는 물량이라 시장의 충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스톡옵션 포기 관련된) 그 부분이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지금은 책임을 지지 않는 형태가 된 것인데, 정말 책임질 방법이 없었는지에 대해 (구성원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가까이 사태가 가라앉지 않자 카카오 본사의 고심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류 대표는 카카오의 차기 기술·글로벌 혁신을 이끌 '40대 리더'로 낙점을 받았다. '보이스톡'과 '카카오페이' 개발을 주도하며 신사업 법인을 상장시킨 성과가 크다. 이에 입사 11년 만에 차기 대표로 지명되는 등 카카오의 역동성을 상징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리더십에도 적잖은 상처를 입게됐다. 실제 카카오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논란이후 다시 자회사 관련 잡음이 터져서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고,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주주들의 불만도 팽배하다. 여기에 노조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류 대표의 거취마저 도마에 올랐다.

현재로선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류 대표에 대한 선임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통한 반대 표결까지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이번주까지는 사측의 답변을 기다린다.

이사회에서도 논의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 한 사외이사는 "노조에서 (류 대표에 대한) 선임 취소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라면,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의 이같은 압박은 조만간 있을 단체협약을 염두에 둔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조 카카오페이 분회는 첫 단협에서 포괄임금제 폐지와 유연근무제 도입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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