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끝날 줄"…아무도 몰랐다, 2년 넘게 '집콕'할지는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정혜인 기자 | 2022.01.01 05:11

[코로나19 팬데믹 2년의 기록]
中 우한에서 지체한 20일이 불러온 비극,
WHO는 4000명 사망한 뒤 '팬데믹' 선언…
백신 희망 부풀다가 잇단 변이 등장 '쇼크'…
일상회복 일단멈춤, 백신갈등 '뜨거운 감자'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던 세계가 다시 비상에 걸렸다. 호주의 한 공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2019년 12월 31일. 중국 수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우한시 위생보건위원회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급성 폐렴 집단 감염 사태를 첫 보고했다. 코로나19 최초감염자로 알려진 우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 한 여성상인이 첫 증상을 호소한 지 20일가량 지난 뒤다. 그 사이 우한 시민 수십명이 확진되는 등 바이러스는 무서운 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전 세계가 이렇게 오랜 기간 바이러스 공포에 시달리게 될지.

코로나19가 세상에 알려진 지 꼬박 2년이 지났다. 팬데믹 선언 이후 2021년 12월 29일 현재까지 세계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는 2억8453만명, 사망자 수는 542만명이다. 백신이 나오면 끝날 줄 알았던 바이러스는 5차 대유행으로 번져 여전히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집단면역에 기대를 걸며 일상으로 돌아가려던 움직임도 일단 멈췄다. 먹는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숨겨왔던 비극의 서막…4000명 죽고서야 '팬데믹' 선언


중국이 쉬쉬하며 숨겨왔던 바이러스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진 지 일주일 뒤인 2020년 1월 7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1월 20일엔 인접국인 한국과 일본, 태국 등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즈음 중국은 우한 지역의 도시 폐쇄를 결정했다.

당시 '우한 폐렴'으로 부르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 달 만에 18개국으로 퍼지자 WHO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본 요코하마 유람선, 한국 신천지 교회 등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공포가 극에 달했다. 감염자가 폭증한 이탈리아는 중국 외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 봉쇄를 결정했다.

WHO는 우한 폐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SARS-COV-2)이라는 명칭을 붙였고,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를 세계적 대유행병인 팬데믹으로 공식 선언했다. 이미 세계 118개국에서 12만명 이상이 감염, 4000명 이상이 사망한 상황이어서 "너무 늦은 조치였다"는 비판이 거셌다. 설마 했던 비극이 현실로 확인되면서 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미국은 WHO 팬데믹 선언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500억달러(약 60조원)의 연방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2020년 3월11일(현지시간) 제네바 WHO 본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하고 있다. / (C) AFP=뉴스1


기대보다 빨랐던 백신의 등장…"이젠 살았다" 했는데


팬데믹 초기 세계 주요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등 개발에 나섰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가장 빨랐다. 길리어드는 2020년 2월 25일 코로나19 치료제 주사약인 '렘데시비르' 임상을 시작한 지 2개월여 만인 5월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2020년 8월 러시아가 긴급승인한 '스푸트니크V'는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어 2020년 12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개발한 백신이 승인을 받았다. 2021년 2월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얀센 백신이 나왔다. 중국은 2021년 5월 시노팜, 6월 시노백 백신을 내놨다. 11월엔 인도가 '코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WHO나 미국 FDA 등 승인을 받지 못한 러시아 백신을 제외하면 2020년 12월 전 세계 최초 백신 접종은 영국에서 이뤄졌다.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90세 할머니가 화이자 백신을 맞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해지면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텄다.


영국 런던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사진=AFP
백신 기대감에 묻혀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2020년 12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는 능력이 커져 전파 속도가 향상된 변이가 발견됐다. WHO는 이들을 '알파'와 '베타'로 각각 명명하며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앞서 2020년 11월 브라질에서 발견된 변이는 뒤늦게 3번째 우려 변이인 '감마'로 지정됐다.

문제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4번째 우려 변이 '델타'였다. 2021년 3월 이후 약 2개월간 인도에선 하루 30만명이 확진되고 4000명이 사망하는 대파동이 일었다. 델타는 인도에서 끝나지 않고 전 세계로 퍼졌다. 베트남·대만·캄보디아·라오스 등 코로나19 청정국까지 델타 변이에 뚫렸다. 미국·유럽의 확진자 수도 다시 급증해 7월에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섣불렀던 위드코로나와 오미크론의 등장…2022년엔?


델타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위드 코로나(코로나와의 공존)'를 선언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만큼 집단면역에 희망을 걸고 봉쇄 조치를 풀기 시작했다. 팬데믹 여파로 인력 부족, 공급망 붕괴 등 경제 현장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커진 것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요인이 됐다. 한국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백신 접종률은 한국·중국·스페인 등이 80%를 웃돌고 일본·캐나다·호주·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이 70%대로 뒤를 잇는다. 미국과 영국은 60%대다. 문제는 아프리카·중남미 대륙의 저소득 국가 중에선 접종률 50%를 밑도는 곳이 많다는 것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21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퍼졌다. 전 세계 하늘길을 열고 꽉 막혀있던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위드 코로나도 멈췄다.

오미크론은 등장 1개월 만에 100여개국으로 확산되며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오미크론 쇼크로 상당수 국가들이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서둘러 도입했다. 백신 미접종자의 공공시설 입장을 제한하는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국가도 늘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곳곳에선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한 시민이 정부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반정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
감염력은 높고 치명률은 낮은 오미크론의 특징을 미뤄볼 때 2022년에는 코로나가 감기처럼 가벼운 바이러스로 전환하는 '엔데믹(Endemic·주기적 유행)'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이자 '팍스로이드', 머크 '몰누피라비르' 등 먹는 치료제의 등장도 희망적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아직 전 세계 확진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델타와 오미크론을 넘어서는 추가 변이 발생 가능성도 있어 팬데믹 시대 종료가 멀었다는 지적도 있다. 매년 코로나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부담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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