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퓨전 레스토랑 '김치 가이즈'(Kimchi Guys)의 인기 메뉴는 한국식 양념치킨 버거다. 사이드 메뉴로는 코울슬로 대신 김치, 오이소박이가 함께 나온다. 한국에서도 생소한 조합이지만, 다양한 배경의 손님들이 이 음식을 즐기고 있다. 심지어 매장 점원은 모두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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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 타코'가 핫플레이스…교민 8000명뿐인 이곳에도 한식 열풍━
강기향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뉴욕 통신원은 최근 '세인트루이스, 미국 중소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한식과 한국 음식'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한식의 인기는 뉴욕, LA와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에서도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강 통신원에 따르면, 미주리주 최대 도시인 세인트루이스에는 교민이 약 8000여명 살고 있다. 2021년 미주리주 조사 결과에 따르면 46.53%가 백인, 46.41%가 흑인이다. 아시안계 비중은 3.36%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한식이 현지인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강 통신원은 "인기 슈퍼마켓 아시아 식품 판매대에서 고추장, 김치, 라면 제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지역 영세 상인들이 운영하는 소상공인 매장에서도 김치나 고추장 제품들은 쉽게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핫 플레이스인 STL 시티 파운더리(City Foundary)에서는 '갈비 타코'(Kalbi Taco) 매장이 사랑을 받고 있다. 멕시코 음식인 타코와 한식을 접목한 불고기 타코, 제육볶음 비빔밥, 갈비 비빔밥, 불고기 타코 등이 인기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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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품 퀄리티는 좋은데…" 미국 바이어들이 입점 꺼리는 이유━
강 통신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한류는 2010년도 이후 급격하게 성장해다"며 "한류라는 문화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인해 급격하게 1020세대들 사이에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에서 한류 콘텐츠는 물론 K-뷰티, 한식, 한국 전통주 등은 트렌디하고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패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강 통신원은 현직 바이어들이 한국 콘텐츠·상품에 많은 관심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한국 제품을 입점 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성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강 통신원은 "윤리 및 건강을 위해 비건(Vegan)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은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지만, 믿을만한 비건 제조 공장에서 만들어 졌는지나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았는지에 대한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며 "플러스 사이즈 시장과 다양한 몸매에 관심이 많은 바이어들에게 한국 패션 제품들은 너무 사이즈가 작아 쉽게 입점시키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듣는다"고 했다.
또 "한국 콘텐츠 내에서 종종 타인종, 타종교, 타문화를 희화화해 표현하는 점이 인종 갈등 및 차별 금지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현 미국 사정과 맞지 않는 듯 하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강 통신원은 "다각화된 다양성을 개발시켜 한류 콘텐츠가 진정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콘텐츠와 상품이 되도록 적극적인 교육 및 정책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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