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과거 분양한 서초 내곡1단지 등 8개 아파트 단지 분양원가 관련 상세 정보를 경제정의실천연합(이하 경실련)에 전달했다. 김헌동 사장이 취임 이전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을 역임하면서 SH공사 측에 지속적인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한 내용이다. 김 사장 취임 후 한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SH공사는 23일 경실련 본부 강당에서 과거 분양·공급한 서초 내곡1 등 8개 단지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도급내역서·하도급내역서·원하도급대비표 등 분양원가 상세내역 정보공개청구 자료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 자료는 김 사장이 경실련 본부장을 역임한 2019년 SH공사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한 자료다. 이로 인해 양 측은 소송전을 진행 중인데, 이번 결정으로 관련 소송도 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요구한 정보가 전달돼 양측의 소송 실익이 없어진 만큼 더 이상 이 일로 소송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도 지난 청문회에서 정보공개를 전제로 소송 취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SH공사는 해당 자료가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간 영업상 비밀을 침해할 수 있고, 직접 관리하는 자료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는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 공급을 강조해 온 김 사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SH공사는 지난 15일 공사 홈페이지에 최근 분양한 고덕강일4단지 71개 분양원가 자료를 공개한 데 이어 경실련이 요청한 자료도 모두 공개한 것이다.
SH공사는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세부 내용에 대해선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가공해서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분양원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서 시민의 알 권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분양원가 공개 결정에 여러 기관이 동참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