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3분기 기준 광대역 접속, 무선 랜(RAN) 등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29%)를 차지했다. 뒤이어 노키아와 에릭슨(15%)이 공동 2위를 기록했으며, ZTE(11%), 시스코(6%) 등의 순이었다. 삼성전자(3%)와 시에나(3%)는 공동 5위를 기록했다.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초(32%)보다 3%포인트 떨어졌지만 미국 제재 국면에서도 큰 변동없이 1위를 이어간다.
반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전 세계는 물론 내수 시장에서조차 미국 제재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수출길은 물론 구글의 운영체제(OS), 구글모바일서비스, 반도체 공급이 끊겨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화웨이 점유율은 8%로 6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30%로 중국내 1위였다. 화웨이의 3분기 실적 역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사업부문이 주춤하며 전년 대비 38% 줄어든 1354억위안(25조2845억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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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가격경쟁력 무기..."자체 생태계로 미중 갈등 파고 넘을 것"━
실제로 독일 특허정보 분석업체 아이피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5G(5세대 이동통신) 유효 특허부문에서 전세계 점유율 15.93%로 1위에 올랐다. 영국 비즈니스신용카드 업체 캐피탈온탭(Capital on Tap)의 조사에서도 화웨이는 올 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낸 기업으로 꼽혔다. 화웨이가 출원한 특허건수는 9739건에 달한다. 또 화웨이는 매년 연 매출의 15%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2021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체 글로벌 R&D 투자 순위에서 알파벳에 이어 2위(174억6010만유로, 23조4700억원)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이에 맞서 자체 기술 생태계와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반도체 수출 제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반도체와 같은 미세공정 기술 의존도가 낮은 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발한 자체 운영체제(OS) 하모니OS가 대표적 사례다. 칼 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신뢰 회복과 협력을 재건하는 것이 필요하며, 화웨이는 꾸준히 개방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과 표준기술 선점 등을 통해 통신장비 시장 우위를 점해왔다"면서도 "전세계적인 탈동조화 흐름에 화웨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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