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배당·스톡옵션 파티 SNK, 2년 만에 상폐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1.12.21 04:41

게임회사 SNK가 자진 상장폐지 선언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폭탄배당·스톡옵션 파티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회사다. 최근 외국계 기업의 상장폐지가 잇따르면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인다.

20일 SNK는 현재 전 거래일 대비 8200원(29.98%) 오른 3만5550원에 마감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앞서 지난 17일 SNK의 최대주주 EGDC(일렉트로닉게이밍디벨롭먼트컴퍼니)는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내년 2월 10일까지다. 매수가격은 주당 3만7197원으로, 15일 종가(2만850원)에 78.4%의 할증을 적용한 가격이다.

EGDC는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1년 설립한 무함마드빈살만재단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회사 측이 내세운 상폐 이유는 기업가치 제고다. EGDC는 "공개매수를 통해 완전 자회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강화된 경영권에 기반한 안정된 회사 운영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하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폐 결정은 SNK가 2019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SNK는 2018년 12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뒤 이듬해인 2019년 5월 기업가치를 낮추고 재차 도전한 끝에 증시에 입성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에도 폭탄 배당과 헐값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6월 실시한 상장 후 첫 배당 규모는 684억원으로, 직전해 영업익(45억엔·472억원)보다 많았다. 당시 배당수익률은 19.8%로, 코스닥 평균(0.6%)의 30배에 달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영업익은 2019년(회계연도 기준) 45억엔, 지난해 21억엔, 올해는 적자 전환해 역성장을 거듭해와 '최대주주 배불리기를 위한 무리한 배당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2개월 뒤인 같은 해 8월에는 임직원에게 행사가 주당 1원에 당장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 52만8200주를 교부했다. 당시 주가(1만3000원)의 1만3000분의 1 수준이다.

이같은 SNK의 행보는 자본유출 논란으로 이어져 왔다. SNK는 일본 기업이지만 상장 당시 최대주주는 중국계였다. 2019년 코스닥 상장으로 SNK가 모은 공모자금은 1697억원에 이른다. 폭탄 배당 당시에도 중국계 지분율은 60% 이상이었다. 당시 최대주주인 홍콩 게임사 즈이카쿠가 받은 배당금은 200억원이 넘는다.

현재 SNK의 등기임원 가운데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 한국인이었던 전세환 사내이사가 지난 10월 말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규정상 내국인 임원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내국인 공시대리인 선임은 의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계 기업의 자진 또는 고의 상장폐지 논란이 잇따르면서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초에는 중국계 코스닥 상장사 GRT가 공모가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공개매수해 자진 상폐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지난 6월 상장폐지된 에스엔씨엔진그룹은 법정기한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폐를 의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폐지된 외국 기업 15곳 가운데 13곳(86.7%)이 중국 기업이다.

SNK의 최대주주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도 2년 전 공모가(4만4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SNK는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SNK는 온라인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메탈 슬러그' 등으로 유명한 게임회사다. 1978년에 설립된 일본 게임회사로 1990년대 히트작의 인기로 성장했으나, 시장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면서 2001년 파산했다. 이후 IP(지식재산권) 사업 등을 이어오다 2015년 중국 게임 개발자 출신 갈지휘 SNK 회장이 인수해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11월 EGDC가 주식양도계약 체결로 33.3%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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