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할 수 없다면 누워서 즐겨라"…인도 의원의 망언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12.18 08:14
인도 지방 의원 라메시 쿠마르/사진=AFP/뉴스1
인도의 한 지방 의원이 "피하기 어려운 성폭행은 즐겨라"는 말을 했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사과했다.

1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주의회 의장 출신인 KR 라메시 쿠마르 하원의원은 전날인 지난 16일 주도 벵갈루루의 주의회에서 "성폭행 피해가 불가피할 때는 누워서 즐기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소속인 그는 농업 이슈에 대한 논쟁이 길어지던 가운데 이 발언을 했다.

주의회 의장이 의원들을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자 쿠마르가 이를 성폭행 상황에 빗댄 것이다. 그의 발언에 의장을 비롯한 현장 의원들 일부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여성 의원 등은 비난을 쏟아냈다.

인도국민회의 소속 여성 의원 루파칼라 M은 "성폭력을 당한 여성은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며 이를 다른 상황에 비유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회 대변인 란디프 수르예왈라는 "카르나타카 주의회 의장과 하원의원이 매우 불쾌한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을 비판한다. 그러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쿠마르 하원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성폭행과 관련한 무심하고 부주의한 발언에 대해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적었다.

이어 "흉악한 범죄를 하찮게 여기거나 가볍게 여기려는 의도가 아니라 즉흥적으로 한 말이었다"며 "앞으로 말을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의회에서도 "여성들을 모욕할 의도가 아니었다"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 특히 여성들에게 내 발언이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쿠마르 하원의원이 성폭력이란 단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9년에도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에 대해 대응하면서 스스로를 성폭행 피해 생존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