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재팬 시가총액은 2조354억엔(약 21조2072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시총이 5500억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일본에 상장한 주요 게임사 중 닌텐도(약 71조7000억원)에 이은 2위다. 매출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한 넥슨은 올해 신작 부재 속에도 2조8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해외 상장 후에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게 쉽지않은 성과로 평가된다. 1999년 한국 기업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두루넷 이후 미래산업·이머신즈·하나로텔레콤·웹젠·G마켓 등 IT기업이 잇따라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실적 부진과 거래량 미달 등으로 상장 폐지한 바 있다. 해외 상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원과 비용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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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투자결실…PC강자에서 모바일게임 '맛집'으로━
2015년엔 '다크어벤저3' 개발사 불리언게임즈를 인수했으며 '히트'(HIT)를 개발 중인 넷게임즈에 투자했다. 그해 히트는 출시 하루 만에 구글·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며 넥슨의 첫 모바일 흥행작으로 기록됐다. 2017년엔 '다크어벤저3', '액스'(AxE), '오버히트' 등이 잇따라 성공하며 넥슨표 모바일게임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데에도 모바일게임의 역할이 컸다.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서든어택' 등 기존 PC 온라인 스테디셀러가 꾸준한 인기를 끈 가운데, 2019년 출시한 'V4'·'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FIFA 모바일'·'바람의나라: 연' 등 모바일게임이 흥행하며 역대 최대 실적(1조371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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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모바일' 등 신작 쏟아진다…韓 넥슨게임즈 출사표━
특히 내년 1분기에 국내 출시 예정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최근 한국·일본·북미·유럽에서 글로벌 테스트를 마친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주목된다. 넥슨지티의 '프로젝트D'도 알파 테스트에서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으며 주가 견인했다. 이밖에도 '프로젝트HP'·'프로젝트 매그넘' 등 초대작(AAA)급 게임들이 출격 준비 중이다. 올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스웨덴 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도 신작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를 선보인다.
더불어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합병한 '넥슨게임즈'도 출범한다. 각각 PC와 모바일에 강점이 있는 개발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게임사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양사 통합 임직원 수만 총 813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다. 넥슨게임즈는 넥슨 계열사 중 유일한 국내 상장사라는 점에서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대체 투자처로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양 사 합병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창의적인 신작을 개발하고 플랫폼을 발굴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 "새롭게 태어나는 넥슨게임즈가 과감한 혁신과 도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는 등 우수 인재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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