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요즘 라디오 대신 CJ온스타일 모바일라이브(라방) 켜둔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CJ ENM 온스타일 사옥에서 배진한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 모바일라이브담당 사업부장(PD)을 만났다. 그는 CJ온스타일 라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지난 6월 CJ온스타일은 기존에 흩어져있던 모바일라이브 담당자들을 모아 사업부를 출범했다. PD, MD(상품기획자), 마케터, 편성인, 개발자 등이 모두 모인 사업부로 50여명의 대조직이다. 사업부장으로는 홈쇼핑계의 스타 배 PD가 앉았다.
배 사업부장은 앞서 2010년 유세윤과 뮤지로 구성된 2인조 그룹 UV를 비롯해 2015년 가수 루시드폴, 2017년 슈퍼주니어 등 다양한 이들과 협업한 방송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특히 루시드폴의 '귤이 빛나는 밤에' 특별 기획프로그램에서 유희열 등 안테나 뮤직 구성원이 출연해 루시드폴 7집 음반과 엽서, 루시드폴 아버지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귤 등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했는데 2만9900원의 패키지 5000개가 9분만에 매진됐다. 당시 방송은 '일반 홈쇼핑 방송과 달리 재미있다'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배 사업부장은 매일 찾아오는 충성 시청자 확보가 급선무라고 봤다. 그는 아프리카TV의 BJ와 라디오에서 영감을 받았다. 배 사업부장은 "아프리카TV나 라디오는 매일 같은 사람이 등장해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데, 시청자·청취자들이 그 시간에 습관처럼 그 방송을 켠다"며 "라방도 이처럼 충성 시청자층을 확보해야 장기적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30일 '더엣지 라이브쇼'를 론칭했다. CJ온스타일의 타깃시청층인 35~54세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체 패션브랜드(PB)인 '더엣지'만 판매하는 방송으로, 마치 라디오처럼 매일 저녁 7시에 매일 같은 쇼호스트 이솔지가 등장한다.
배 사업부장은 "처음엔 어떻게 '한 브랜드 상품을 매일 판매하냐'는 우려가 컸다"면서도 "실제 해보니 예상대로 매일 저녁 일상처럼 라방을 켜는 시청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솔지 쇼호스트와 친밀감을 키우며 패션 아이템 질문을 하고, 착장 아이디어를 얻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고정 시청자층이 늘어나니 기존 라방에선 볼 수 없던 신기한 현상도 일어났다. 더엣지 라이브쇼 댓글창에선 시청자들끼리의 소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청자-쇼호스트 간의 소통을 넘어 시청자간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배 사업부장은 "처음 라방을 본 고객들에게 기존 고객들이 '적립금은 저기서 신청하고요, 이제 곧 이 착장 보여줄 거에요' 등의 설명을 하더라"라며 웃어보였다.
고정 시청자층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9~11월 일일 주문금액이 전년비 5.1~5.7배를 기록했다. 배 사업부장은 "한명의 쇼호스트(셀러)가 한 브랜드, 한 방송을 쭉 책임지고 시청자와 소통하는 전략이 통한 것인데, 이 같은 '샵마스터'를 내년부턴 여러 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CJ온스타일은 1명의 샵마스터가 방송 전반을 담당하는 10개 브랜드 10개 방송을 론칭한다. 이들 샵마스터는 CJ온스타일 애플리케이션 내 각자의 '셀러페이지'에서 방송 전후에도 내내 시청자들과 댓글로 소통한다. CJ온스타일은 이를 위해 다음주 중 셀러페이지를 연다.
배 사업부장은 "최근 CJ온스타일 라방은 시간당 8억원 매출이 나올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며 "향후 백여개의 브랜드 전용 라방을 운영하면서 각각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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