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에 꽂힌 호주...올해 1조, 내년엔 '레드백'에 6조?

머니투데이 시드니(호주)=정진우 기자 | 2021.12.15 05:10

[the300][호주 국빈방문 리뷰]③한-호,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 성과와 의미

[캔버라=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총리가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협정서명식에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토니 프레이저 CASG(Capability Acquisition and Sustainment Group) 청장의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3.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게 방위산업(방산) 분야다. 우리 기술로 만든 K9 자주포 수출 계약(약 1조원)이 이뤄진데다 내년에 추진할 6조원 규모의 장갑차 '레드백' 수주 등 앞으로 호주와 협력할 사업이 많아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호주와 역내 안정과 평화·번영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국방, 방산, 사이버 분야를 비롯해 안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오늘 계약이 체결된 K9 자주포 사업을 신호탄으로 전략적 방산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디펜스는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주 정부와 K9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계약 체결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등을 패키지로 공급한다. 호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8번째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계약금액은 K9자주포 판매금액 7941억원과 제품 지원금액 1379억원으로 총 9320억원 규모다.

이는 K9 자주포를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사례기도 하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과 미국의 최우방국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으로 이뤄진 기밀정보 공유 동맹이다. K9 자주포는 2001년부터 터키와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6개국에 수출돼 현재 전 세계에서 약 600문이 운용 중이다. 호주에 이어 이집트에도 수출을 추진중이다.
[캔버라=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3.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모리슨 총리와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MOU는 구체적으로 △방산협력공동위 운영 △방산 발전지원 및 방산물자 분야로의 협력 확대 △기술자료 및 기술정보 제공 등을 담고 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행사가 끝나고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호주 양해각서 서명 및 K-9 자주포 계약을 통해 양국의 K-9 자주포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무기체계 간 합동성을 증진하는 방안도 협력키로 했다"며 "한-호주 간 방산 협력 기반이 우주 방산 분야까지 뻗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는 2001년 8월 양국 국방부 간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효력 만료와 방산 협력 조직 개편, 한-호주 수교 60주년 기념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새롭게 양해각서를 체결해야 할 필요성에 따라 이날 행사를 가졌다.

양해각서의 효력은 2011년 8월 만료됐다. 한국은 2006년 1월 방위사업청이 개청했고 호주는 2015년 6월 획득관리단이 개청되는 등 방산 협력 및 획득 주무 부처가 바뀌었다.

이런 변화로 매년 개최됐던 한-호주 방산 협력 공동위가 2014년 9차 회의 이후 7년 만인 올해 7월에 10차 회의를 개최하는 등 한-호주 간 방산 협력 및 방산 수출 지원의 중요성 재인식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2020년 3월부터 한-호주 간 실무협의 및 법무 검토를 통해 양해각서 체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양국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문에 포함되는 등 이에 대한 결실을 맺게 됐다.
[캔버라=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 내 대위원회실에서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21.12.13.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호주의 무기체계 획득전문기관인 획득관리단은 방사청과 양국의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을 위한 공식채널이 됐다. 또 방산 협력 현안 해결을 위한 방산 협력 공동위를 정례화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방산 수출 지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호주는 한국과 전략적 동반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6·25 한국전쟁부터 시작된 호주와의 방산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

한편 강 청장은 국산 장갑차인 '레드백'의 호주 수출과 관련해 "저희가 사업을 수주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호주도 국익에 맞다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레드백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청장은 "레드백 규모는 일단 50억 달러(약 6조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주계약자가 된다면 협력 규모는 논의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호주와 방산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했는데 이런 것들이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1회성 관계가 아니라 양국이 서로 기술적 장점을 결합하고 산업협력 측면에서도 양국이 상호 윈윈하는 협력관계를 K9 자주포 사업으로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레드백 협력과 관련해서도 훨씬 더 신뢰가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호주도 판단을 할 것"이라며 "우리 예상으론 내년 안에는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협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청장은 '문 대통령이 오늘 스콧 모리슨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레드백을 언급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상 간에 레드백이란 사업을 거명했는지를 말씀드릴 것은 아니다"며 "양국 정상간의 깊은 신뢰 관계는 양국간 방산협력에도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는 수행원으로서 지켜보건데 양국 정상간의 신뢰관계는 어디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텁다"며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고 그 과정을 지켜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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