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속 '종전선언' 의지보인 文 "보이콧 검토안해"

머니투데이 캔버라(호주)=정진우 기자 | 2021.12.14 05:01

[the300][호주 국빈방문]

[캔버라=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3.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 없고 한국 정부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여부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갈등 사이에 놓인 한반도 현실에서, 베이징 올림픽 문제가 주권국으로서 스스로 결정할 문제임을 강조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한·호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동참에 유보적 입장을 밝힌 데엔 '남북미중 종전선언' 불씨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호주 방문이 중국에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질문에 "오커스는 호주가 주권국으로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한국은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는 인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역내 갈등 분쟁 원하지 않는 걸로 안다"며 "한국은 역내 평화를 위해 호주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호주 방문은 중국의 입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탄소중립 기술 협력 확대, 자주포 획득 사업 등 방산협력을 강화하는 게 한국 국익에 매우 중요했다"며 "그것이 역내 평화와 번영, 세계경제 회복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 정부에 있어 미국과 호주는 강력한 동맹국이고 중국의 경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이웃 나라이자 경제적으로도 꼭 필요한 나라란 입장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캔버라=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13.

문 대통령은 아울러 '바이든 정부가 첫 대북제재 조치를 한 가운데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입장을 확인 해달라'란 질문에 "종전선언은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관련국 협의가 필요하다"며 "종전선언은 그 자체가 궁극적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미국, 중국, 북한 모두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면서도 "다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회하는 것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어 아직 대화에 들어가지 못했다. 남북,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 추진 과정에서 어떤 프로세스가 있어야 하는지 관련국들 간 공감이 이뤄져야만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종전선언은 7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종식한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남북, 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중요한 대화 모멘텀, 비핵화 협상을 본격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는 중요한 과정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마지막까지 가급적 대화를 통해 접근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양안관계와 관련해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동맹국인 호주가 참여하지 않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한국 입장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양안관계(중국과 대만)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고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서 평화롭게 양안관계가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며 "양안관계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함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리슨) 총리께서 말씀하신 NPT(핵확산금지조약) 준수와 오커스(미·영·호주 외교안보 협의체), 쿼드(미·일·호주·인도 안보회의체) 등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영돼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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