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름에만 먹죠?…국물 더한 한정판 '비빔면' 겨울경쟁 '후끈'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21.12.14 05:30

[막좌막우]'막상막하'의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소비기업들의 '막전막후'를 좌우 살펴가며 들여다 보겠습니다.

비빔면은 냉면, 콩국수와 함께 대표적인 면류 여름 별미입니다. 매콤하고 쫄깃한 면발에 얼음까지 넣으면 무더위를 견디기에 제격인 음식이죠. 그동안 라면시장에선 비빔면을 여름 식품으로 구분하고 마케팅을 봄·여름에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팔도가 겨울을 겨냥한 '팔도비빔면 윈터에디션'을 내놓은데 이어 농심도 4일 뒤 '배홍동 윈터에디션'을 출시합니다. 오뚜기는 이달 진비빔면 겨울한정판 제품을 출시합니다. 여름 상품인 비빔면의 겨울 경쟁이 본격화된 것입니다.

겨울 비빔면 한정판 제품은 특별한 내용물이 들어있습니다. 팔도비빔면에는 '삼진어묵' 국물을 내는 분말스프가, 배홍동에는 눈꽃 치즈 토핑이, 진비빔면에는 미역국을 만들 수 있는 미역 블록이 들어있습니다. 겨울 분위기에 맞는 재료들입니다.

겨울 한정판의 원조는 역시 팔도비빔면입니다. 2018년부터 겨울 한정판을 출시했습니다. 팔도는 비빔면을 주력으로 전체 라면시장에서 9.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면업계가 겨울철에도 비빔면 판매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여름 이외의 계절에도 비빔면 판매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7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름 이외의 계절에도 비빔면을 먹는다'는 응답은 92.5%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여름철에는 월 평균 1.1개를 소비하지만 여름 이외의 계절에도 0.6개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계절성이 강한 식품이지만 점차 계절에 상관없는 음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특히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 판매 증가는 기업 입장에선 '덤'이나 마찬가집니다. 일례로 지난해 팔도비빔면은 겨울 한정판 상품 500만개를 생산했다 예상보다 일찍 품절되자 300만개를 추가 생산했습니다.


올해 라면업계의 비빔면 시장은 매우 치열했습니다. 지난 2월 라면 강자 농심이 배홍동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 '불타는 고추비빔면', '도전 붉닭비빔면', '열무비빔면'으로 분위기를 엿보던 삼양식품도 5월 정통 비빔면인 '삼양비빔면'을 내놓고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외에도 풀무원이 비건용 비빔면인 '정비빔면'을 출시했고, CJ제일제당이 불을 이용하지 않는 '비비고 비빔유수면'을 각각 4, 5월 출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시장 판도는 흔들립니다. 농심은 지난 7월 배홍동이 오뚜기 진비빔면을 제치고 비빔면 시장 2위에 올랐다고 선언합니다. 여전히 팔도비빔면이 6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배홍동이 20%로 올라섰다는 해석입니다. 특정 마트 기준이어서 실제론 진비빔면과 배홍동이 치열한 2위 싸움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2조6000억원 규모의 라면시장에서 비빔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지난해 1400억원 정도의 시장으로 예측합니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2014년는 672억원 정도였지만 해마다 늘어 2018년 1318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엔 처음으로 1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입니다. 답보상태에 있는 라면시장에서 비빔면의 성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
  4. 4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5. 5 예약 환자만 1900명…"진료 안 해" 분당서울대 교수 4명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