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의 정석] 법무법인 태림, 지방노동위원회 판정 뒤집고 중앙노동위원회서 재심 인용

머니투데이 중기&창업팀  | 2021.12.08 17:33
실제 법원에서 진행되는 소송을 경험하거나 방청해본 사람이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법정 공방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양 당사자 간에 치열한 공방이 이루어지는 분쟁도 있는데, 바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다.

법무법인 태림 오상원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태림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5명의 위원들이 심문기일에서 내린 판단으로 승패가 결정되므로 심문기일에서 이루어지는 공방의 흐름을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노동위원회 단계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심문기일에 쟁점을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을 뒤집고 의뢰인의 구제신청이 인용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의뢰인은 공공기관에서 수십년간 근무해온 중역으로서 공공기관이 중점적으로 진행하던 대형 프로젝트의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 그런데 여러가지 예측 불가능했던 사유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나자, 공공기관은 그 책임을 오롯이 의뢰인에게 전가해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의뢰인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패소해, 법무법인 태림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을 의뢰했다.

초심 결정문과 지방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제출된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기록을 면밀하게 살펴본 결과, 해당 프로젝트의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해 다툰 것이 패착이었던 것으로 판단됐다. 노동위원회의 위원들은 노동법의 전문가이지 공업 기술의 전문가는 아니므로 짧은 시간 내에 세밀하고 전문적인 공업 기술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이에 공공기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말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분석 하에 이유서를 통해 이 사건의 노동법적 쟁점을 명확히 정리해 상대방이 주장하는 징계사유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상대방이 공공기관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공시된 징계사례 중에 이 사건과 같은 전례를 찾기 어려워 징계의 형평에도 반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전문적인 공업 기술에 대해서는 상대방 주장의 모순점을 밝히는 정도로만 최소한으로 다뤄 이 사건의 쟁점이 흐려지는 것을 방지했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 무엇보다 공을 들여 준비한 것은 최종 진술이었다. 보통 노동위원회 심문기일에서 최종 진술 기회를 가볍게 여기고 넘겨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위원들의 판단 직전 당사자에게 주어진 마지막 호소의 기회이므로 화룡점정을 찍는 기회로서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

위와 같은 노력 끝에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의뢰인의 재심 신청을 인용했다.

초심과 같이 상대방의 공업 기술에 관한 전문적인 주장들에 끌려갔다면 재심 역시 노동법적 쟁점에 관한 판단을 제대로 받아보지도 못한 채 기각될 가능성도 농후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이 노동위원회의 특성과 판단 구조를 파악해 그에 따라 쟁점을 구성하고 진행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흐름을 의뢰인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글 법무법인 태림 오상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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