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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게임 꽃 피려면..."돈보다 게임이 먼저 돼야"━
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최근 NFT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용자에 아이템과 캐릭터 소유권을 넘김으로써 기존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게임사는 NFT 게임 속에서 발생하는 인앱결제, 아이템 교환 등에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매출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NFT 아이템 거래를 지원하기위해 자체 코인을 발행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게임계 안팎에서는 NFT기반 P2E(Play to Earn)에 과도하게 휩쓸려서는 곤란하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NFT는 이용자 주권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오는 부수적인 수익일 뿐이고, 본질은 게임 자체라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게임의 수명은 37.6개월, 모바일 게임은 6개월에 불과하다. IP 경쟁력 약화로 게임이 수명을 다하면 NFT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논리다.
■ 돈 벌기 위한 게임은 '노동'…"NFT 자체보다 IP 힘이 더 중요"
다른 게임사도 인식은 비슷하다. 크래프톤은 자사 게임의 NFT화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게임 이용자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NFT 의미가 영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저희 게임에 NFT 기술을 접목할 수 있지만,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첫 서비스가 된 P2E 게임인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와 베트남·필리핀에서 인기를 끈다는 '엑시인피티니'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나친 단순함 등 게임성이 높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게임이) 재미있다는 평은 거의 없고 '얼마 벌 수 있다'가 주를 이룬다"며 "그런 상황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돈 버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게임 자체가 붕괴하는 것"이라며 "IP의 힘이 없는 상태에서 NFT를 백날 넣어봐야 그건 게임성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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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NFT+코인'→급등?…투자업계 휩쓴 게임코인 열풍, 언제까지?━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선 게임코인들의 성장을 반긴다. 게임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면서 NFT와 코인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게임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일종의 '마중물'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게임 관련 코인들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게임코인들의 가격도 크게 올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그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유행으로 지나는 '광풍'에 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게임코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가상자산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건 아니다. NFT 거품론이 그것이다. 최근 NFT와 게임코인을 앞세워 급등한 곳들 중 대부분은 이제 막 개발에 착수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코인 가격이 미래 '기대감'을 앞서 반영하긴 하지만,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가치가 오를만큼은 아니라는 평가때문이다.
게임에서 활용되는 NFT의 가치는 해당 게임이 사라져버리면 함께 사라진다. 또 이용자가 줄어들면 게임의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술이 초창기인데다 이용자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아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게임 속 NFT 기술이 자리를 잡고 대중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정착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 없이 NFT, 메타버스, 친환경 등 테마에 따른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테마의 성장스토리는 매력적"이라면서도 "해당 테마 내 일부 기업들은 아직 사업이나 실적이 실체화되지 않았음에도 폭등세를 보였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가치가 감소해 유틸리티 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게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플레이어들도 이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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