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976억 채권이자 미지급 '디폴트'…구조조정 임박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 2021.12.07 17:53

(상보)연쇄 디폴트 대비 리스크해소위원회 출범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가 6일로 예정된 채권 이자를 끝내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헝다 달러 채권 보유자 두 명이 6일(뉴욕 현지시간) 오후 4시까지 8249만달러(약 976억원) 이자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다 계열사 징청은 지난달 6일 지급했어야 할 내년 만기 채권 이자(각각 4190만달러, 4060만달러)를 30일 지난 이달 6일에도 주지 않았다.

이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로 간주되지만 채권자, 채무자 모두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헝다는 다만 6일 밤 일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쉬자인 회장 등 헝다 경영진 2명과 국유기업, 자산관리회사, 증권사, 법률회사에서 파견한 인원 5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채권자들에 의한 디폴트 선언 이후 구조조정에 미리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CNBC는 이를 근거로 헝다의 구조조정이 곧 시작될 거라고 전했다.

마틴 헤넥 세인트 제이스 플레이스 아시아 투자자문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헝다의 역외 채권을 포함해 모든 부채를 아우르는 구조조정이 곧 시작될 것 같다"고 전했다.

헝다는 지난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2억6000만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보증 의무를 다하지 못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고백이다. 시장에서는 관계사인 홍콩 쥐샹과 관련한 채무로 본다. 쥐샹은 지난 10월 2억6000만달러 규모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헝다는 이 빚에 대한 보증을 섰는데 쥐샹 채권자들과 협상을 벌여 내년 1월까지 빚을 갚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공시 직후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회장을 불러들여 면담하고 실무팀을 헝다로 보냈다. 비슷한 시각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헝다그룹의 총부채 중 금융 부채는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부채는 분산돼 있다"며 "따라서 헝다 부채가 중국의 은행 보험 산업의 정상적인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헝다가 6일 이자를 갚지 않으면서 연쇄 디폴트가 불가피해 보인다. 채권자들이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들 게 뻔해서다. 6월 말 현재 헝다의 총 부채는 1조9665억위안(약 365조원) 규모다. 이중 달러 빚은 192억3600만달러(약 22조7000억원)다.

헝다는 지난 1996년 광둥성 광저우에 설립됐다. 부동산을 비롯해 금융, 헬스케어, 관광, 스포츠 등 사업을 거느리면서 세계 50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6월 말 기준 헝다의 총자산은 2조3775억위안,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이다. 광둥성은 그 러나 헝다 자산가치가 부채를 밑도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경제 매체 차이신은 전했다. 헝다 직원 수는 8만명에 달한다.

허난성 출신인 창업자 쉬자인 회장(63)은 4월 개인 재산 227억달러로 포브스 선정 세계 최대 부자 5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출 억제 등 고강도 시장 규제와 무리한 전기차 사업 진출 등이 겹치면서 패망 문턱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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